사람을 만나야 할까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나는 시인이니까 나는 사람이니까
사람을 만나야 할까,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내 나이 오십 가까운데, 오프라인 시집 한 권 없다. 시인으로서 사람들 만나면 건넬 명함이 없다. 매번 선물만 받고 나는 선물하지 못한다. 미안하다. 아니 민망하다. 시집을 내고 싶지만 무척 어렵고 힘들다. 내겐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인듯 싶다. 일단 시를 잘 지어야 한다. 이단 시를 지을 시간이 있어야 한다. 좋은 시를 지어야 하고 그 중에서도 좋은 시를 선별하여 시집을 엮어서 출판사에 투고를 해야 한다. 투고를 하고 그 결과를 한두 달 기다려야 하고 기다려도 소식이 없으면 도로아미타불이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쳇바퀴, 내가 다람쥐도 아니고 말야
무엇보다 난 돈을 벌어야 한다. 돈을 벌면서 시를 지어야 한다. 시를 지을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시집 투고를 위해서도 별도의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그 시간은 퇴근 후와 주말 뿐인데, 이때도 시만 지을 수도 없다. 여러가지 할 일도 해야 한다. 마땅히 시간을 아껴야 한다. 그렇다고 잠을 덜 자는 것은 옳지 않지만, 시간을 아끼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래도 젊을 때 더 좋은 시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면 앞으로 남은 시간은 얼마 없겠다. 충분한 잠과 휴식이 내게 절대적인데, (그동안 술과 담배로 몸이 약해졌기 때문에...)
아무튼, 시간이 없다. 절대적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내가 사람을 만날 시간이 있을까, 사람을 만나야 할까, 정답은 사람을 만날 수 없다다. 첫시집을 내기 전까진 사람을 만날 수 없겠다. 첫시집을 들고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아마도 만날 수 있겠지. 그때가 오면 서먹하고 낯설고 내 맘이 바뀌어 우편으로만 보내고 사람을 영영 못 만날지도 몰라. 이런 족같은...
이런 곳에서 이런 시간 속에서 꼭 시를 지어야 할까, 좋은 시를 잘 지을 수 있을까, 첫시집을 낼 수 있을까, 좋은 시집을 낼 수 있을까, 아,
그냥 저냥 신나게 시를 짓자. 그러면 저절로 다 되겠지, 뭐, 그래, 잘 될 거야, 그래, 다 잘될 거야,
나는 사람이야 사람이니까
나는 시인이야 시인이니까
사람을 만나야지, 그래,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거야,
#사람만나는것을블편해하지말자 #사람만나는것을귀찮아하지말자 #적어도사람만나는걸신나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