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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일러플 May 20. 2020

세 가지 결말에 대한 나만의 해석으로

하루한편의 쉬운 시쓰기 #177


세 가지 결말에 대한 나만의 해석으로
황현민




토끼야, 차라리 사자가 되렴.

기우는 아빠를 구하기 위해 진짜 부자가 되기로 계획한다. 방법은 그것뿐이니까. 젊은 토끼가 늑대가 되기로 설계하는 순간들. 과연 갑부가 되었을까? 속편이 나올 순 있을까? 나온다면 타이틀이 바뀌어 있겠지.

용은 호를 떠난다. 호는 그녀를 잡지 못한 채 눈물만 흘린다. 용은 리무바이를 정말 사랑했던 걸까? 리무바이는 수련을 사랑했지만 재능 있는 어린 용을 사랑하기 시작했던 걸까? 리무바이가 죽었는데도 호를 떠나는 용은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다는 듯이 가볍게 몸을 날려 강호로 돌아간다. 설마, 토끼가 되고 싶었던 걸까?

어떤 남자가 아서를 구한다. 그 남자는 아서가 지핀 불을 이용하여 브루스 웨인의 부모를 살해한다. 기절했던 아서는 깨어나자 제 몸에 흐르는 피를 손에 묻혀 제 얼굴에 스마일을 그리고는 활짝 웃는다. 새빨간 여우가 탄생한다.

토끼들아, 차라리 사자가 되렴.

늑대가 되면 늑대 짓을 할 테니까 늑대가 아닌 사자가 되렴. 기우가 늑대가 아닌 사자가 되길 관객 중 한 마리 토끼가 기도를 올렸다네. 이안 감독은 늑대와 토끼들에겐 관심이 없다네. 그는 초월한 사자들의 이야기를 그렸다네. 사자는 늑대나 토끼의 삶에 관여하지 않는다네. 이상의 거울처럼 사자는 자신들의 일에 골몰할 뿐이라네.

토끼들이 불쌍하잖아! 제발, 토끼들을 구해줘!

늑대와 사자 사이에 무언가 있어야겠지. 늑대와 견줄만한 착한 여우라도 등장시켰어야 했을까? 등푸른 여우는 존재하지 않아, 조커는 왜 늑대가 아닌 붉은 여우가 되었을까? 늑대들을 조롱하고 늑대들과 싸운 별난 토끼였으니까. 얼떨결에 빨간 토끼들의 영웅이 되었지만 제 동료였던 토끼들을 잡아먹기 시작할 테지

토끼들아, 차라리 사자가 되렴.  
사자가 되서 가엾은 토끼들 잡아먹지 말고 몸집 큰 늑대와 여우들을 잡아 먹으렴.

여전히 달라질 건 없어,
토끼를 구할 자는 사자도 늑대도 여우도 아닌 토끼뿐이라구. 아이스크림에서 만났던 진짜 사람,  단 한 마리의 토끼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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