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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일러플 Sep 12. 2020

자리

하루한편의 쉬운 시쓰기 #202



자리

황현민





쪽을 선호하는 것은 무위의 증거다 이것은 아주 자발적으로 생활 속에 일어났다 삼정승의 자리가 그러했듯이 앵커들의 좌우가 그러하다


미팅이나 회식 자리에서 보스를 중심으로 자리하는데 누구나 왼쪽에 앉으려고 애쓸 거다 보스는 가장 신뢰하는 부하가 있다면 그를 불러 왼쪽에 앉게 할 것이다


아주 자연스럽게 자리들이 배정된다 이것은 태양이 동쪽에서 뜨고 심장이 왼쪽에 자리하기 때문인데 이러한 이치를 알고 일부러 자리하는 것은 복불복일 수 있겠다


누군가를 사랑하기 시작하면 자신도 모르게 사랑하는 사람의 오른쪽에 자리한다 사랑받고 싶다면 왼쪽에 자리하라 그 사람이 자리를 바꾼다면 사랑하지 않거나 사랑받고 싶어서 일게다 아예 그 자리를 벗어나 따로 자리한다면 싫어한다는 것일 게다


물론 착각일 수도 있다 이것은 뇌의 작용 탓인데 우뇌가 왼쪽에 대해선 낙관적이고 오른쪽에 대해선 비판적이기 때문이다 술자리가 익으면 바로 옆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인데 분명 한 사람은 편하고 한 사람은 불편할 게다 그래서 겸상이 좋고 마주하기보다는 비스듬히 자리하는 것이 상책이렷다


아무리 자리를 고쳐 다시 자리한다 해도 무위는 일어난다 지구인은 누구나 오른쪽보다 왼쪽을 더 선호하니까 그렇다고 꼭 자리에 구속되어선 안될 것이다 영의정 같은 자리는 매우 드물 게다


영의정은 자리 없이 자리하니까 그곳에 나타나지 않아도 좋고 아무 자리에 있어도 괜찮다 굳이 정위치 하자면 임금과 좌의정 사이 임금의 왼쪽에 자리한다


진정 아끼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의 자리를 살펴라 그 사람을 진정 사랑하고 있다면 길을 걸을 때 그 사람의 오른쪽에서 걷고 있어야 할 테니까


여전히 앵커의 좌우는 바뀌지 않았다


과거와 현재의 정당 자리가 동일하다 그들은 여전하다는 의미일까? 아니면 시청자를 의식해서 그 자리를 고수하는 걸까? 전지적 시청자 관점에서 왼쪽은 지금 여당이니까...


아무도 모르게 누구나 왼쪽을 선호한다 그것은 위선도 아니고 정치적이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자리하고 자발적으로 더 잘 일어날 것은 당연하다














자리는 무위의 증거다.


굳이 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하는 일들이 있다. 인간의 욕심이 없다면 오히려 무위가 더 많아져서 세상은 지옥이 아닌 극락정토가 되었을 것은 분명하다.


모든 자리마다 위치가 계급(순번)을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것은 무의식적으로 아주 자연스럽게 자리하게 되는 것 중 하나다.


인간의 우뇌가 감성을 중시 여기기에 소중한 것은 자신의 왼쪽에 놓아야 마음이 편한 심리가 있다. 만약 싫은 것이 왼쪽에 있다면 인간은 매우 불안하리라. 따라서 내가 앉은 자리의 왼쪽에 누가 앉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소중한 사람의 오른쪽에 앉게 된다. 반대로 인간의 좌뇌는 이성적이어서 오른쪽에 앉은 사람에 대해선 이것저것 따져보게 되는 심리가 있기 마련이다.


자, 그렇다면 나머지 사람들은 어떠한가? 최후의 만찬처럼 긴 테이블을 두고 계속 왼쪽으로 계속 오른쪽으로 앉아야 할까? 한계가 있다.


고로 그다음부터는 앞으로 자리를 채우게 된다. 이때는 왼쪽과 오른쪽으로 나눠서 맨 앞부터 채워지면서 멀어지게 될 것이다.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리고 앞으로 위치하는 사람들은 아주 자연스럽게 앞의 사람들과 다른 관점을 가지게 된다. 이때부터 왼쪽과 오른쪽은 자신을 기준으로 판단하기 시작한다.


앞에 앉은 사람들의 왼쪽과 오른쪽은 반대 편 사람들과 다르기 때문인데... 고로 앞의 오른쪽 사람이 더 소중하게 여기게 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버린다. (결국 입장이 달라져서 공평해질 수 있겠다.)


자, TV 뉴스를 볼 때, 메인 앵커를 중심으로 주변을 잘 살펴보자. 뉴스를 진행하는 방송사 입장에서는 메인 앵커 기준으로 왼쪽으로 부앵커가 자연스럽게 자리한다. (신기하지 않은가?) 세 명의 앵커가 진행할 경우에는 부부앵커는 메인 앵커의 오른쪽에 자리하거나 부앵커의 왼쪽으로 나란히 자리할 것이다.


그렇다면 시청자의 관점에서 왼쪽에 메인 앵커가 자리해서라기 보다 왼쪽이라서 메인 앵커에게 더 관심을 가지게 된다.


만약 세 명의 앵커가 진행할 경우 부부앵커가 앵커의 오른쪽에 자리한다면 그 관심을 부부앵커가 가지게 될 것이다. 즉, 전지적 시청자 관점에서는 왼쪽이 앵커의 오른쪽이므로 앵커가 주목받으려면 앵커의 오른쪽에는 늘 아무도 없어야 한다. 물론, 이런 경우라면 카메라를 줌아웃하지 않고 줌인해서 각각의 앵커를 잡아야 할 것이다. 세 명 이상이 자리할 경우에는 시청자 관점에서 자리를 고려하게 된다는 점은 중요하다. 이것은 공평성과 연결되기도 한다. 마주하는 입장은 늘 다르기 마련이라서 서로 상생하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하니까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자리 배치를 상황에 따라서 잘하는 것이 좋을 듯한데... 무위가 아닌 인위는 부자연스러워서 자칫 남용하면 오류가 생기기 때문에 아니 한 만 못할 수도 있다. 자발적이지 못한 것은 위선이고 정치적이기 때문이다.


자, 다시 돌아와서 한 명 (혹은 두 명 이상)의 앵커가 진행하는 뉴스에서 왼쪽과 오른쪽을 잘 살펴보자. 뉴스 석에는 왼쪽과 오른쪽으로 객석이 있다. 객석은 오른쪽 혹은 왼쪽이 있는데... 방송 채널마다 다를 것이고 초대 손님에 따라 위치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객석의 참여자는 아주 자연스럽게 앵커의 왼쪽 혹은 오른쪽에 자리하게 되는데 두 명의 손님이 참여할 경우에도 두 명이 나란히 한쪽 방향으로 자리하는 경우가 있고 각각 양쪽에 자리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 앵커를 기준으로 오른쪽에 자리하는 게 보통이며 중요한 초대 인물일 경우에는 앵커의 왼쪽에 자리하곤 한다. 그리고 토론의 경우에는 앵커의 왼쪽과 오른쪽으로 각각 자리하곤 한다.


객석의 자리와 위치가 자연스럽게 배정된다. 그러한 자리를 보면 무언가를 알 수가 있다. 양쪽으로 나뉘어 앉는 경우를 좀 더 이야기해보자. 이런 경우는 양쪽의 의견이 다른 경우다. 주론 토론의 경우에 해당하는데... 야당과 여당 의원들이 자리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경우다.


이때 앵커를 중심으로 왼쪽에 어느 당이 자리하는가를 잘 살펴본다면 해당 방송국 혹은 메인 앵커가 어느 당을 선호하는지를 짐작할 수 있겠다. (자, 여기서 시청자를 인식하는 방송이라면 아무래도 상황에 따라서 왼쪽과 오른쪽을 바꿔서 자리하게 할 것이다. 이것은 복불복일 수가 있다. 이치를 알면서 고의적으로 다시 자리하는 것을 위선이라고 할 수 있다. 자발적이지 않고 자연스럽지 않은 것은 솔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위선은 곧 거짓이며 또한 정당화될 수 없다.) 반면, 시청자 입장에서 본다면 앵커의 오른쪽에 자리한 사람이 왼쪽이 되어서 그 당에 더 호감을 가지고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은 분명하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내가 알기로는, 이전 정부와 현 정부에서 좌우 객석 자리는 변동이 없었다는 것이다. 대다수의 뉴스에서는 여전히 같은 자리라는 것이다. 여전히 방송국들이 지지하는 당은 변함이 없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지적 시청자 관점에서는 (현 정부의 여당이 왼쪽에 있기에) 여당은 여전히 득을 보는 셈이 된다. 제대로 자리를 한다면 여당보다 야당이 시청자의 편이 되도록 자리하는 것이 바람직했을 텐데... 그래야 여야가 공평해지니까


최근 야당은 또다시 당 명칭을 바꿨다. 그것도 생뚱맞게 '국민의 힘'이라고 '당'이라는 용어도 없이 전혀 새롭게 만들었다. 하지만 국민의 바라보는 더 좋은 자리에 앉아 있지 않고 있으니 당명은 여전히 효과가 없을 듯싶다. 오늘부터라도 자리를 바꿔 야당의 자리에 정착한다면 나아질 수는 있으리라. 뭐, 여야가 다를 바 없어서 야당의 원래 자리를 이렇게 알려주고자 한다. 오류를 알려주는 것이 대한민국 QA의 역할 아닌가, 씁쓸하다.


가장 소중한 사람이 혹시나 앞쪽 맨뒤에 있다면, 그 사람을 불러서 맨 앞으로 나오라고 한다거나 가장 소중한 사람이니까 자신의 왼쪽으로 자리하게 하고 싶은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러한 이치를 의식한다면 오히려 오류가 생기겠지만 순수하게 자발적으로 자리하게 한다면 모든 면에서 상생할 것이다. 뭐, 부끄럽거나 티 내지 않기 위해서 참아야 할 때도 있을 테지만...


한편, 오른쪽으로 와서 앉으라고 하면 소중해서가 아니라 뭔가 살펴보겠다는 취지가 강할 게다. 이런 경우를 당한다면 긴장하고 잘 대처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자리는 예나 지금이나 무의식적으로 아주 자연스럽게 자리한 것이다. 이것이 곧 무위의 증거가 된다. 이것을 천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풍수지리나 도를 아는 사람들은 이미 다 아는 것이라서 여기 이렇게 이야기하고자 한다. 단, 안다고 해서 그것을 남용하면 안될 것이며 알아도 더 모르는 듯 더 잘 무위해야 할 것이다. 즉, 하고자 욕심내지 않으면서 늘 자발적이어야 한다. 그렇게 늘 무위하고 늘 자연스러워야 한다.


뭐, 알면서도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행동하기 마련이다. 그것을 떠나서 누군가 만나거나 자리할 때 내가 존경하거나 좋아하는 사람일 경우라면 스스로 그 사람의 왼쪽으로 자리하는 게 좋은 것은 당연하다. 정 반대로 내가 그 사람을 보호하고 아껴야 할 거라면 그 사람의 오른쪽으로 스스로 자리하는 게 바람직하다.


만약 내 맘에 들지 않은 사람이 왼쪽에 자리한다면 누구나 그 자리가 불편해서 피할 것이다. 아니면 다른 곳에 앉으라고 권할 것이다. 아니면 불편하지만 참아야 할 것이다. 왼쪽은 늘 소중한 자리니까


자신은 늘 주인이고자 한다. 수처작주, 평소에는 못하더라도 술에 취하면 누구나 수처작주한다. 오른쪽보다는 왼쪽 사람과 대화를 주고받으려 한다. 왼쪽이 제일 편하니까... 하지만 왼쪽 사람은 매우 불편할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의 자리를 보면 그 서열이나 인내 관계를 파악할 수도 있겠다. 고로 술자리나 일반적인 자리에서는 대각선으로 마주 앉는 것이 가장 좋은 자리다. 일반적으로 타인과의 가장 좋은 자리는 그래서 대각선으로 마주 앉는 겸상인 게다. 그리고 싫은 사람과는 자리를 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 할 얘기 끝나면 자리를 떠야 하는 게 상책이다. 싫은 사람과는 절대 술자리를 해서도 안된다. 싸움 난다. 금기나 다름없다.


아무튼 술자리는 특히, 술에 취하면 일부러라도 대각선으로 마주 앉아서 얘기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래야 싸울 일도 다툴 일도 거꾸로 사라지고 잘 해결될 것이다.


이것은 인간의 심장이 왼쪽에 있고 태양이 동쪽에서 뜨는 까닭이다.


옛날, 삼정승 자리의 위치를 살펴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좌의정과 우의정보다 더 높은 영의정의 자리가 있다. 영의정의 자리는 매우 자유롭다. 즉, 영의정은 자신이 소중히 아낀다는 것보다는 자신을 소중히 아끼는 사람이라고 봐도 좋다. 영의정의 위치는 실로 대단하다는 것을 알 수 있겠다. 굳이 자리를 정한다면 임금을 중심으로 해야 하니까 당연히 좌의정과 임금 사이, 임금의 최 왼쪽에 영의정이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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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11/09/2020. Hwang Hyun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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