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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일러플 Aug 07. 2016

하루한편의 쉬운 시쓰기 #20


황현민




내 사모하는 자가 있으니

백석과 이상이요

조선의

김삿갓과 봉이 선생이라


네 사람 중

제일 사모하는 자는

봉이 선생이라

봉이 선생이

김삿갓 인지라


내 어려서

홍길동을 사모하였으나

커서는 실존 인물이 아닌 것을


홍길동을 낳으신

허균 선생의 말을 들은 즉

길동이 바로

길 위의 어린 왕자

김삿갓이

 보다 멋진 사내가

생존했는데

봉이 선달이라 하셨다


고로

내 사모의 으뜸은

봉이 김선달인지라


다시 태어난다면

봉이 선생 같은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은지라


이 세계의 모든 부조리를 몽땅 쓸어버릴

쓰나미 같은

풍자를 맘껏 누리리라


오, 봉이 선생이시여

그립도다


그 옛날 암군을

대동강에 팔아먹은 선비 중에 선비여


이 땅에 다시 태어나

선생을 그리오니


부디 데려가 주시오

봉이 아니 붕이라도 좋소


못난 세상을 부디 거두어 주시오















2016. 8. 7 분당에서

봉이 김선달을 보면서 한 수 적어 본다. 김선달이 김삿갓이라고 믿고 싶다.

이 시는 즉흥시다. 나의 시적 상상일 뿐이다.


간만에 대동강 물이 내게로 쏟아져서 시원하구나

대동강 강바람 맞으며

해바라기와 마주 앉아

실로 술 한 잔 들고 싶구나


김삿갓 시인의 시 두 편을 아래 적어 본다.


難貧 난빈

地上有仙仙見富 人間無罪罪有貧 지상유선선견부 인간무죄죄유빈
莫道貧富別有種 貧者還富富還貧 막도빈부별유종 빈자환부부환빈
지상에 신선이 있으니 부자가 신선일세
인간에겐 죄가 없으니 가난이 죄일세
가난뱅이와 부자가 따로 있다고 말하지 말게나
가난뱅이도 부자되고 부자도 가난해진다오


是是非非 시시비비

年年年去無窮去 년년년거무궁거   
日日日來不盡來 일일일래부진래
年去月來來又去 년거월래래우거
天時人事此中催 천시인사차중최
是是非非非是是 시시비비비시시
是非非是非非是 시비비시비비시
是非非是是非非 시비비시시비비
是是非非是是非 시시비비시시비

이 해 저 해 해가 가고 끝없이 가네
이 날 저 날 날은 오고 끝없이 오네
해가 가고 날이 와서 왔다 가고 또 가니
천시(天時)와 인사(人事)가 이 가운데 이뤄지네
옳은 것 옳다 하고 그른 것 그르다 함이 꼭 옳진 않고
그른 것 옳다 하고 옳은 것 그르다 해도 옳지 않은 건 아닐세
그른 것 옳다 하고 옳은 것 그르다 함이 그른 것은 아니고
옳은 것 옳다 하고 그른 것 그르다 함이 시비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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