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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일러플 Jan 09. 2021

상이 아닌 선물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페북 과거의 오늘에서 퍼온 글


잠이 안 와서 기웃기웃 적어본다.
지금 나는 생각을,

유명 중에 '상'에 관하여 이런저런 생각을 갑자기 해본다.

남들이 상을 타는데 왜들 내가 좋아할까?

'기생충'이 상을 받았다고 한다. 전혀 기뻐할 까닭이 없다. 나는 그 영화를 안 봤으니까 그리고 '상'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나는 축하만 할 뿐이다.

손흥민이 80미터 드리볼 멋진 슈퍼골을 넣었을 땐 정말 열광할만했다. 여기에는 '상'이 없어서 일까? 정답이다. 그 골 자체가 카타르시스 엄청난 에너지와 즐거움이었으니까

자, 영화 '기생충'이 엄청난 골든글로브상을 수상했고 영화계의 큰 획을 그었다. (혹은 우리나라 작가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고 할 경우라도) 하지만 '상'은 상일뿐이다. 그 '상'이라는 것은 늘 소수에게 돌아가기 때문일 게다. 반면 우리나라가 월드컵에서 우승을 했다고 해서 기뻐할 까닭이 없는 것은 전혀 아닐 게다. 월드컵 황금 트로피는 소수가 아닌 국민 모두에게 작은 영광이 나눠지기 때문일 게다.

물론, 한국 영화가 국제무대에서 수상을 했기에 자랑스러워할 사람들도 다수가 있으리라. 그러한 분들 자신들에게도 작은 의미들이 나눠졌다면 분명 가능하다.

두서없지만, 얼른 결론을 내리고 잠을 청해야겠다.
누군가 상을 받았다면 축하할 만한 것일 뿐이다. 마땅히 기뻐하고 축하해줘야 한다. 하지만 지나치면 안 된다. 그 누군가와 가까운 인연이나 그 누군가를 존중한 사람이 아닌데 마치 자신들이 그 '상'을 수상한 것처럼 열광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솔직히 그것은 부러움 혹은 대리 만족이라는 착각의 현상일 수도 있다. 이것은 분명 오류다. 축하와 착각은 절대적으로 다르다.

무엇보다 '상'이라는 것 자체가 늘 극소수다. 다수에게 부여하지 않는다. 만약에 '상'을 수상한 사람에게 축하만 하고 괜한 자기 일처럼 들뜨거나 열광하지 않았다면 '상'이라는 것은 소수가 아닌 다수에게 나눠주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금은동이 아닌 가나다라사바사아자차카타파하~기니디리미비시이지치키피히 정도의 상이 주어졌을지도 모른다.

금은동은 작금의 수상 방식이다. 미래에는 후보작들까지 모두 수상한다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월등한 차이라면 금은동 수상으로 하고 비슷비슷하다면 가나다라 수상으로 하면 될 듯도 싶다.

아무튼 남이 상을 타면 축하하고 기뻐해 줄 일이다. 거기까지란 말이다. 그것을 지나치게 열광한다던지 심지어 부러워해서도 질투를 해서도 안될 일이다. 나아가 그 상이 정의롭고 공정한 심의 하에 수상되지 않았더라면 축하조차 할 필요가 없으며 오히려 안타까워하거나 슬퍼해야 할 일인 게다.

더 나아가 '상'이 아예 없다면 어떠할까? '상'을 주는 개인이나 단체가 없었더라면 이 세상은 지금보다 더 살기 좋고 더 발전되었을 것은 자명하다.  아니 그러한가? 점수를 매기지 않는 세상 아니겠는가? 지금 보다 더 공정하고 지혜로운 세상이 아니겠는가?

'상'이 아닌 '선물'이면 좋겠다. 서로서로 주거니 받거니 선물을 하는 것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상'이 없고 '선물'이 넘치는 세상이라면 참 좋겠다.

뭐, 그냥 그렇단 얘기다.  
가장 쉬운 예로, 남북이 통일된다면 전 국민이 열광할 만 일일 것이고 전 세계가 축하해줄 만한 일일 것이란 거다. 실제 남북통일은 한반도의 축제일뿐이란 것, 그 속에서도 다수의 축제일뿐이란 것이다. (모두가 기뻐하진 않을 것이다.) 남북통일이 되었다고 해서 상을 주거니 받거니 하지는 않을 것이다. (남북이 아닌 외국인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할 순 있을 듯싶다.) '상'이 없다. 누구나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바로 축제다. 서로서로 손수 장만한 선물을 주거니 받거니 한다면야 그 자체로 최고의 상이고 올바른 영광 아닐까?

세상에 열광하지 말자. 세상은 원래 그렇다. 무명이 오히려 좋다. 그렇다고 해서 세상을 멀리해선 안될 것이며 늘 세상에서 살아야 한다. 단지 세상에 바라거나 안타까워하지는 말자. 세상이 좋아진다면 그것에 기뻐하고 축하할 일이다. 이 세상에 전쟁이나 개벽이 일어날지라도 (지구가 폭발하여 사라질지라도) 세상일 뿐,  거기에 휩쓸리지 말자. 나는 우리는 세상이 아니다. 나는 우리는 영원한 나요 우리일 뿐이다. 세상에 태어나서 사람으로서 살다갈 뿐이다.






(C)09/01/2020. Hwang Hyunmin.

#별쓰잘데없는생각을기웃기웃
#상이아닌선물을
#상이없는세상을
#세상에열광하지말자
#지구가멸망한다면세상일일뿐이다
#나와너는영원히나와너일뿐이다우리는세상에살지만세상은아니다
#무명으로살아야두번다시이세상으로태어나지않을것이다









과거의 오늘,

요즘 생각하는 주제에 부합하는 (데자뷰처럼) 페북에 메모했던 내 글을 읽고는 기특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상이 아닌 선물,이라면 좋겠다는 것과 남북통일 염원까지, 무엇보다 요즘 생각 중인 세상에 대한 정의가 명확했다. 지구가 멸망해도 세상일일뿐이라는 것, 나는 우리는 세상이 아니라 나는 우리는 나로 우리로서 영원하며 진짜 사람으로서 진짜 삶을 잘 살면 된다는 것이다.


페북에 메모한 과거의 오늘을 그대로 옮겨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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