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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일러플 Apr 13. 2021

하루살이가 되기 전까지

하루한편의 쉬운 시쓰기 #236


하루살이가 되기 전까지

황현민





나무 세 개가 담긴
첫 사진의 이름을 '삼수'라 지었다



*


/*
고구려까지 삼수가 전해졌고 삼수와 이수 사이를 살았다고 한다 고조선이 아닌 조선부터는 이수가 넘쳐났다고 한다 이수가 세상을 지배하기 시작


시나브로 일수가 도래했이제는 이수와 일수 사이를 살아야 한다

*/


삼수, 최초의 세계였다 

 이전은 영수였다 영수가 삼수를 낳았다 하지만 삼수가 이수를 낳지 않았다 삼수가 사라지고 어느 날 이수가 생겨났다 불가사의한 사건이었다 그 원인은 아직도 밝혀진 바 없다 그렇게 세상은 이수에 물들었다


팬데믹이 멈추질 않는다 코로나 19로 인해 일수가 생겨났단다
어쩌다가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영수는 먹지 않고도 죽지 않고 살 수 있단삼수는 만년을 산단다 삼수와 이수 사이에서 천년을 살다가 이수가 나타나면서 백 년도 못살게 되었단다 이제 일수가 되면 인간은 오래 살아야 열 살이라는데


인류는 여전히 퇴화하고 있

그 마지막이 코 앞에 도래한 걸까 일수가 득실거리면 그다음은 또 무엇이 인류를 기다리고 있을 그다음 그다음은 어떤 것이 있기나 한 걸까


1년도 못 사는 하루살이가 있지 않을까 

그래, 차라리 하루살이가 가장 좋은 지도 몰라 1년을 사느니 하루살이로 365일을 사는 게 낫지 않을까 


매일 새벽 태어나서 매일 밤 떠나는 거야


삼수를 그리워하다가 그만 하루살이가 되어버렸다

하루살이가 되기 위해서 삼수와 일수 사이를 살아내야 하는 건 아니었을까


하루살이가 인류의 조상이었을지도 모른다는 망상이 오고 가는 날들이다



*



두 번째 사진의 이름을 '삼수'라 지었다 세 번째 사진의 이름을 '삼수'라 지었다 

나는 계속 삼수를 지었다














(C)13/04/2021. Hwang Hyunmin.
#하루살이
#삼수에서이수까지
#일수는말세를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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