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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일러플 Jun 19. 2021

머리와 머저리

#머리조차 버리고 마음을 써야 하는데...


머리와 머저리
황현민





머리를 잘 써야 그다음으로 마음을 알고 마음을 쓸 줄 안다. 마음을 잘 써야 그다음으로 영혼을 알고 영혼을 쓸 줄 안다.


머리 쓰는 일을 하지 않은 자들에게 일을 맡겨선 안된다.
그들은 머리를 쓸 줄 몰라 오히려 망치니까! 산으로 갈 거 바다로 가고 바다로 갈 거 산으로 가니까!


그들 나름 머리를 쓰기는 하지만 그것은 머리가 아니다. 머저리다! 더욱 심각한 건 그들은 머리를 써야 하는 일들을 우습게 여긴다! 그들은 머리가 아닌 잔머리를 쓴다. 그것이 머저리들의 머리니까...


그들은 잔머리가 머리 중에 우두머린 줄 안다. 진짜 머리 쓰는 창조적인 작업들을 그들이 늘상 머저리 하던 것처럼 아주 쉽게 생각한다. 그러면서 정작 그들은 못한다. 말로만 일하고 시늉만 하며 요리조리 잘도 빗겨다니다가 떠넘긴다. 혹은 낚아챈다. 머저리들은 낚시질과 안테나질을 주로 하고 그 짓들을 아주 잘 해낸다.


맡긴 일을 스스로 하지 않고 결국 바쁘다면서 혹은 당연한 듯이 떠넘긴다. 신기한 건 머저리들은 승진도 잘하고 아주 오랫동안 한 직장에서 살아남는다는 거다. 그래서 더욱더 머저리 하다. 한  직장에서 10년 이상 근무를 했다는 것은 자랑이 아니다. 오히려 부끄러운 일이다. 정말 쪽팔리는 일이다.


그러니까, 더욱더 머저리 하다. 머저리들이 일을 못해서 늘상 머리 쓰는 사람들이 그 일을 대신한다 차라리 대신 일하는 게 더 안전하니까 (머저리들은 오히려 일을 거꾸로 가게 만드니까) 결국 머저리들은 남이 대신 완료한 것을 가져가서 지가 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그렇게, 머저리들은 계속 머리를 쓸 줄 모르고 계속 머저리의 머저리로 살아간다. 머저리는 머리를 쓸 줄 모르고 머리가 아닌 잔대가리만 기막히게 돌릴 줄 안다.

머리조차 버리고 마음을 써야 하는데 그 마음조차 버리고 영혼을 써야 하는데...


머저리들은 머리조차 쓸 줄 모르니 마음도 영혼도 쓸 줄 모른다. 머리를 잘 써야 그다음으로 마음을 알고 마음을 쓸 줄 안다. 마음을 잘 써야 그다음으로 영혼을 알고 영혼을 쓸 줄 안다.


물론 첨부터 영혼을 잘 쓰는 사람들도 많다. 그들은 마음과 머리를 필요시 사용할 뿐이겠다. 머리나 마음이 쓸 일들을 영혼이 다 한다면 무위자연이니까 최고 아니겠는가. 첨부터 마음을 잘 쓰는 자들도 머리 쓰는 일은 잘한다. 첨부터 영혼도 마음도 쓸 줄 모른다면 머리라도 쓸 줄 알아야 할 텐데...

아무튼, 그러니까,
머저리들은 오히려 불쌍하다.









#머저리 #머리와머저리 #잔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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