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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 26. 2021
미끼상품주의
하루한편의 쉬운 시쓰기 #261
미끼상품주의
황현민
쓱- 온라인몰에서 커피믹스를 주문하려고 쇼핑하다가
증정품인 텀블러를 발견하고는 -
텀블러가 튼튼해 보이고- 색상까지 괜찮아 보여서--
셋 중 랜덤 발송이라니까
운이 좋으면 맨 왼쪽 메탈을 받을 수 있겠지 하고는---
쓱 -
쓱 -- 쓱 -- 배송을 시키려다 말고
낼 아침 일찍 산에 가야 하니까- 이왕이면 작은 텀블러에 커피나 담아가자고--
새벽 배송으로 변경시켰던 터라
쓱 -
커피믹스 한 개만 시키기 뭐해서-
배송비도 아낄 겸--
양파와 치약과 젤리 여러 개를 추가하여
쓱 -- 쓱 ---
총 4만 원어치를 주문하고 결제하고는 ---------
바위에 앉아 텀블러에 담아간 커피를 마시는 꿈을 꾸며 자고 일어나서는---
여섯 시 넘어- 현관문을 열고--
처음으로 도착한 새벽 박스를 들고 들어와
뚜껑을 열고---
주문한 물건들을 꺼내 놓는데 --------- 이상한 게라--
텀블러가 그 텀블러가 아닌게라 ---------------------------------------------------------------------------------
샌드위치 싸던 것을 멈추고는
폰을 찾아 주문한 상품의 텀블러를 다시 확인하니
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
텀블러가 잘못 배송되었던 터라
고객센터 전화하니 아직 영업시간 전이라 하고
해당 상품정보 우측에 달린 메뉴를 클릭하여 상품 정보 오류에 대한 신고를 하고는
제육볶음을 만들어 아침을 먹으면서 폰을 내내 열고 상품정보를 확인하고는 --- 고객센터 전화번호를 누르고 누르고는 ---------
9시 넘어
고객센터와 전화가 연결되었다 ---
상담원에게 텀블러 교체 요청을 하는데 내게 온 텀블러 사진을 찍어 보내달란다
상담원이 보내온 문자의 주소를 클릭하여 내 폰의 접근을 허용하고 상품과 그 상품 나란히 부착된 텀블러를 첨부해서 보내고는 기다렸는데 ---------
상담원이 전화하길,
담당자에게 문의했더니 고객님이 주문하신 상품의 텀블러는 랜덤 발송이라고 합니다. 정상적으로 배송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 랜덤은 동일 모델 세 가지 색상 중 랜덤이라는 거잖아요! 상담사님, 상품정보를 정확히 읽어보십시오! 기본 상품 이미지에도 있고 상품 상세 정보에서는 텀블러 이미지만 별도로 추가 구성까지 했잖아요! 일부러 텀블러 홍보까지 하고 있잖아요!
관련 담당자가 그렇다고 하니 상담원인 저로선 어쩔 수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해당 텀블러는 교체가 불가능합니다.
상담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오래 주고받았다
상담사는 권한이 없다
똑같은 말만 되풀이할 뿐 --
저로선 어쩔 수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해당 텀블러는 교체가 불가능합니다.
뭐, 어쩔 수 없이 --
원인 제공자들의 바리케이드 역할을 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상담사님,
저는 상담사님께 화내는 것이 아니라 이런 황당한 상황을 만든 사람들에게 화가 나서 그러는 겁니다. 제 이야기를 전달해서 꼭 개선토록 해주십시오. 괜히 저로 인해 스트레스받지 마시고요. 저와 상담사님을 난처하게 만든 원인 제공자들에게 스트레스를 푸시기 바랍니다. 관련 상품정보를 허위로 작성한 상품기획자에게 해당 제품의 상품 정보를 정확히 입력하게 해 주십시오. 만약, 상품기획자가 허위 정보가 아니라고 한다면, 누군가 텀블러를 교체하여 배송한 것일 테니까 조사할 수 있도록 해주시고요.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네- 네--- 네---------
저들의 잘못이나 실수로 인해 고객이 불만을 제시하면 그것을 전달하여 시정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그것이 고객센터 상담사의 역할이니까요.
네---------------------------------------------------------------------------------
이만 끊겠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네, 죄송합니다. 고객님의 불편을 해결해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고맙습니다.
쓱- 쓱쓱-- 쓱쓱쓱---
산에도 못 가고 주말 하루가 날아가 버렸네 ---
3천 원짜리 텀블러, 그것 때문이 아니라 속임수에 당했기 때문이다
보이스피싱을 당한다면, 나로서는 정말 감당하기 어려울 듯싶다는 생각까지 하면서 ---------------------------------------------------------------------------------
(C) 26/09/2021. Hwang Hyun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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