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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일러플 Jun 12. 2023

째깍 째깍

하루한편의 쉬운 시쓰기 #337


째깍 째깍

황현민





여전히 제트기가 지나가고 하늘과 땅에선 우르릉구르릉거리고 하얀 솜가루가 펄펄 날리고 천둥번개가 치고 돌풍이 일고 우박이 떨어지고 검은 비가 내리고ㅡ 나쁜 냄새들이 들어오고 나쁜 공기와 나쁜 물을 마시고 나쁜 음식을 먹고 과식을 하고ㅡ  스마트폰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밖으로 나가지 않고 방구석을 하고 늦잠을 자고 개꿈이나 꾸고ㅡ 오늘도 어제도ㅡ


째깍 째깍 째깍 째깍 째깍


내일은 과연ㅡ 밖으로 나갈 수 있을까ㅡ





























내일은 과연ㅡ 밖으로 나갈 수 있을까ㅡ

진짜 숨 쉬고 움직이기만 잘해도 살만한데ㅡ 그럴려면 일어나자마자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ㅡ 높은 산으로 등푸른 나뭇잎들이 많은 숲을 찾아 걸어야 하는데ㅡ 매일 잠자기 전에 일어나자마자 밖으로 나가기로 다짐했는데ㅡ 무조건 움직이기로 다짐했는데ㅡ 생각하려거든 움직이면서 생각하자고 다짐했는데ㅡ 가만히 있을 땐 아무 생각 없이 호흡을 하자고 다짐했는데ㅡ (소식을 하고 등푸른 차를 마시기로 다짐했는데ㅡ) 숨과 움직임, 이것만이라도 우선 잘해야 할텐데ㅡ


오늘도ㅡ 째깍 째깍 째깍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방구석을 하고 스마트폰에 빠져 허우적거리고ㅡ 머리는 자꾸 쥐가 나고 띵하고ㅡ 피곤하고 또다시 눕고ㅡ 째깍 째깍 째깍 째깍 째깍










(C) 2023.06.12. HWANG HYUNMIN.

#숨

#움직임

#째깍째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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