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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일러플 Aug 23. 2023

햇살의 비밀

하루한편의 쉬운 시쓰기 #358


햇살의 비밀

황현민





한여름 볕의 살은 해의 것이라기보다 바람의 것이었다ㅡㅡㅡ


볕만 비치고 바람이 불지 않는다면 빨래는 햇살을 머금지 못하니까ㅡㅡ 볕만 있고 바람이 없다면 햇살의 잘 마른 촉감과 향기를 접할 수 없으니까ㅡㅡ


해가 들지 않고 바람만 분다고 해도 햇살을 머금지 못하는 건 똑같지만바람이 없다면 그 살 맛을 만들 수 없으니까ㅡㅡ 맛난 그 살은 볕과 바람의 합작이니까ㅡㅡ


소중한 그 바람이 생략이었다니ㅡ

그렇다는 건 바람이 볕보다 한수 위라는 이야기일 수 있겠다ㅡㅡ


볕이 들지 않는 곳에서야 잘 지낼 순 있지만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곳에서는 지낼 수 없다ㅡ 폭염 속에서는 누구나 볕이 아닌 그늘을 찾고 그늘 아래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길 기다린다ㅡㅡ 에어컨도 선풍기도 다 같은 바람이


바람이 없다면ㅡ 인류는 금방 멸망하겠지ㅡㅡ 아니, 우주가 사라지겠지ㅡㅡ


부채라도 꼭 가지고 다니자구나ㅡ 바람이 없으면 바람을 일으키자구나ㅡㅡ 바람 없이는 그 무엇도 살 수가 없으니까ㅡㅡㅡ










(C) 2023.08.23. HWANG HYUNMIN.

#햇살

#볕과바람

#소중한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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