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합리화

하루한편의 쉬운 시쓰기 #407

자기 합리화

황현민

내가 가난한 이유는 돈을 혐오해서다 아버지는 늘 돈은 더러운 것이라고 가르쳤다 때론 돈은 무서운 것이라고도 했다 어려서부터 더럽고 무서운 돈을 멀리하며 살았다 어른이 되어서는 처자식을 굶주리게 할 순 없어서 돈을 벌어야 했고 딱 그만큼만 벌었다 재테크는커녕 저축도 할 줄 몰랐다 이런 세상에서 살 가치가 없었지만 죽지 못해 살았다 마지못해 일을 해서 겨우겨우 돈을 벌었다 나이 들어 돈벌이가 줄었다 일할 곳이 사라지면 굶주려 죽겠지 굶주려도 배고파 죽지 않고 조용히 해탈할 수만 있다면 원이 없으리라

돈은 좋은 거라고 배웠더라면 돈을 피하지 않고 부를 축적하는 즐거움을 누리며 살았으리라 그랬더라면 나는 재벌도 되었을지 모를 일이다

내가 가난한 이유는 자본주의를 잘 몰라서였고 그것을 사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람이 자본주의를 사랑할 수 있기는 했던 걸까? 아니 그것이 사람을 사랑할 수 있기는 한 걸까?

(C) 2025.02.02. HWANG HYUN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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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되려면돈이아니라자본주의를사랑해야한다

#참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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