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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테일 Mar 03. 2016

두 강 사이에 있는 도시

VNM_#5. 하노이(Hanoi)

'두 강 사이에 있는 도시'라는 뜻의 '하노이(Hanoi)'. 가볍게 시티 투어로 하노이 여행을 시작하기로 했다. 호텔 직원이 준 지도를 보며 동선을 계획하고, 구글 지도를 이용해 목적지를 찾아갔다. 여행자들이 목적지에 도착하자마자 유심(USIM)을 구매하는 이유는 구글 지도를 사용하기 위해서다. Wifi가 제공되지 않는 곳은 길바닥 밖에 없다. 이 곳 베트남에서도.



여행을 한다는 것
그들과 감정을 공유한다는 것


하노이에서 처음 방문한 곳은 ‘호아 로 수용소(Hoa Lo Prison)’. 이 수용소는 ‘호아 로(화로)’라는 휴대용 흙 난로를 제작하는데 쓰였던 길 위에 지어졌다.


베트남은 수세기 동안 중국의 지배를 받고, 이후 프랑스와 일본으로부터 식민지배를 받았다. 그리고 미국과의 전쟁. 이 곳 호아로 수용소는 19세기 말 프랑스에 의해 건설되었다. 현재는 일부 부분만이 역사적 건물로 보존되고 있는 상태다. 아픈 역사를 지닌 베트남이지만 실제 그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 듯하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나 뭐라나. 일본에 대한 우리의 감정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되진 않는다. 어찌됐든 그들은 호치민을 중심으로 이뤄낸 자주 독립과 미국과의 전쟁에 대한 승리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서양인들이 많이 찾는 이 곳 수용소의 내부에는 당시 수용되었던 사람들의 모양을 본딴 밀랍인형, 고문도구, 사형시킬때 쓰는 단두대 및 과거 이곳에 수용되었던 사람들이 가지고 왔던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다. 참혹했던 당시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공감할 수 있다. 전쟁 없는 세상이 오긴 할까.




두 번째로 방문한 곳은 '하노이 문묘(Temple of Literature)'. 이 곳은 1070년 리탄통(Ly Thanh Tong) 황제가 공자의 학덕을 기리기 위해 세운 사원이며, 베트남 최초의 대학으로도 알려져 있다. 




하노이 시티 투어의 마지막은 베트남의 영웅 호치민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호치민 묘소(Ho Chi Minh's Mausoleum)'. 베트남의 독립과 통일이라는 과업을 이끈 '건국의 아버지' 호치민이 잠들어 있는 이곳은 하노이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로 구시가지에서 약 2km 정도 떨어져 있다. 호치민 묘소에는 그의 시신이 생전 모습 그대로 안치되어 있다고 한다. 영웅의 묘소답게 이 곳은 경건함과 웅장함이 공존한다.


꿈이 있는 사람이라면, 마음 속에 '나만의 영웅' 한 명 정도는 품고 살아간다. 내가 이루고 싶은 꿈을 먼저 이뤄낸 사람. 그 사람이 걸어온 길을 쫓아가고, 나란히 걷고, 나만의 길을 개척해 더욱 나아가는 것. 꿈을 꾸는 모두가 같은 생각일 것이다.




호아 로 수용소, 하노이 문묘, 호치민 묘소. 이들은 서로 가깝기 때문에 걸어서 이동이 가능하다. 호안끼엠 호수에서 출발해 이 세 곳을 순서대로 방문했다. 하노이 시티 투어를 한다면 누구나 들르는 매우 평범한 코스다. 하지만 이처럼 역사적 의미를 지닌 곳을 방문하지 않는다면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나라를 방문한다는 것은 그들의 문화를 체험하겠다는 것이다. 여행의 의미는 결국 그들이 먹는 음식을 먹고, 그들의 삶의 방식을 체험하고, 그들과 감정을 공유한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이를 위해 역사적 의미를 지닌 곳을 방문하는 것이고. 여행이 즐거운 이유도 모든 것이 생소한 곳에서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기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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