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하고 따뜻한 남쪽나라 사람들
일 년에도 몇 번이고 유럽여행을 다니는 직업을 가진 뒤부터 모든 사람들이 내게 가장 많이 묻는 건 '좋아하는 여행지'에 대한 질문이다.
사실 좋아하는 여행지는 그때그때 바뀌곤 한다.
계절, 사람들, 기분, 새로운 기억 등 계속 업데이트되기 때문이다.
요즘 이 질문에 대답하는 장소는 이탈리아.
3년 전 겨울 서유럽 출장 일정 중 자유시간 있어서
혼자 이탈리아 남부의 아말피 해안 여행을 하러 갔던 일이 생각난다.
비수기라 관광객도 없었고 겨울이 우기인 이탈리아 답지 않게 날씨는 무척이나 화창해서 모처럼 지중해 바다를 행복하게 보던 날이다.
오랜만에 남부로 간 날이라 아말피에서 포지타노까지 여행을 하고 싶어서 아말피를 바쁘게 돌아보고 버스 정류장에 시간에 맞춰 갔는데
맘마미아!!
포지타노행 버스가 없는 것이었다.
원래 연착이 잦은 나라인데 이 날은 또 정시보다 빨리 가버렸다.
비수기라 버스 텀은 1시간 간격이라
포지타노는 포기하고 기차역 살레르노로 가는 방법을 검색했다.
그래.. 역시 이탈리아는 엉망진창이지.. 라며 혼자 툴툴대며 화가 난 얼굴로 버스 정류장에 있으니 이탈리아 기사 아저씨가 다가왔다.
챠오, 벨라. 무슨 일이야? 라며 말을 걸었다.
로마로 다시 돌아가야 하는 기차티켓 시간, 버스를 놓친 상황을 얘기했다.
내 얘기를 들은 기사 아저씨가 웃으며 하는 말이
'벨라야. 겨울에 오늘처럼 이렇게 날씨가 좋은 날도 없어.
오늘의 아말피 이 도시를 한 시간 더 보낼 수 있는 게 행복이지.
지금을 느끼고 즐겨~ 챠오.'
이 말을 듣는 순간 바로 아 역시 이게 이탈리아지!!
또 한 번은 출장 스케줄 상 자주 가던 식당을 오랜만에 갔는데 여기서도 나에게 챠오, 벨라~ 잘 지냈니?
안부 인사를 전하고 늘 먹던 마르게리타 피자를 주문했더니 하트 모양으로 만들어주었다.
하트 피자 하나로 그 날 하루 중에 가장 크게 웃었다.
유럽에서 10년을 넘게 일하며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 부딪힐 때마다 힘들고 외로운 날이 많다.
그럴 때마다 내가 만난 이탈리아 사람들은
늘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로 나에게 용기와 힘을 주곤 한다.
사랑스럽고 따뜻한 사람들이 사는 나라
이탈리아가 있어서 다시 이 일을 할 수 있었다.
Grazie, Italia !
고마워, 이탈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