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가 덕을 쌓아야 보는 풍경

스위스 알프스가 주는 선물

by 강릴리

루체른에서 출발해 리기산(Mt.Rigi)으로 가는 날 아침

전날부터 비도 많이 내렸고 날씨가 잔뜩 흐렸다.


기대한 풍경을 못 본다며 이미 실망한 손님들에게

스위스 알프스는 3대가 덕을 쌓아야 본다는 말이 있으니

각자 믿는 신에게 지금 여기에 날씨요정이 와달라고

우리 기도를 좀 같이 해보자고 농담 삼아 이야기를 건넸다.


기차를 타고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

해발 고도가 높아질수록 구름을 뚫고 지나가느라

창문 밖은 온통 뿌연 풍경과 함께 여행자들의 한숨 소리가 들린다.


30분쯤 지나 정상에 도착해 갈 때쯤

갑자기 파란 하늘이 살짝씩 보이기 시작하더니

열차 객실은 환호가 갑자기 터져 나온다.


종착역인 리기산 정상 Rigi Kulm에 내렸는데

선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루체른 호숫가 방향으로 무지개가 선명하게 보인다.


브로켄 현상(Brocken Spectre)라고 하는데

높은 산에서 구름이나 안개 위로 햇빛이 비칠 때 볼 수 있다고 한다.


행운이 깃들지 않으면 평생 한 번도 보기 힘들다는

이 무지개를 보다니!! 정말 보고도 믿기지 않는 풍경이 펼쳐진다.



하산 길에 우연히 리기산의 관리 직원과 걸었다.

나무를 가리키며 이렇게 눈이 쌓인 나무를 럭키트리(Lucky Tree)라고 부른다고 했다.


겨울이라도 이 나무는 보기 어려운데 오늘 운이 엄청 좋은 거라며 소망하는 일들 다 이뤄질 거라고 내게 희망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행운이 가득했던 리기산을 뒤로한 채

루체른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


살면서 불운과 불행이 닥치게 되는 날이 온다고 해도

우리가 오늘 본 이 행운과 행복을 마음에 지닌 채 살아가자고 손님들에게 말을 했다.


날씨 하나로 마치 삶이 축복 같았던 이 날이 자주 생각난다.

알프스는 늘 나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장소임이 틀림없다.


화, 수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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