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이야기
어릴 때부터 ‘이러면 내 인생은 망한다’ 하는 것들이 추가가 된 것 같다. ‘이러면 내 인생은 망한다’는 것은 나 자신을 검열하게 만들고, 하고나서 후회하게 만들고, 번복하거나, 계속 다짐하게 되는 것들이다.
나는 내 인생이 나 자신을 솔직하게 공개적으로 표현했을 때, 망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내 생각을 솔직히 신나게 적어놓고, ‘이러면 다른 사람들이 나를 관종이라 쳐다보겠지?’ ‘이러면 내가 부담스러운 사람이라고 생각하겠지?’ 하고는 다시 조용히 사는 삶을 선택하곤 했다.
나는 내 인생이 다른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진심으로 행동하고 말했을 때, 망한다고 생각했다. 일단 거짓말같았다. 무슨 내가 다른 사람의 행복을 바라. 다 이기적으로 하는 짓이지. 그리고 그 다른 누군가가 ‘특정 누군가’가 되었을 때는 망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끝없이 애쓰고 자기자신을 숨긴 결과 나는 늘 무너졌다.
그것들이 내 인생에 도움이 안되고, 내 인생을 망하게 하는 것이라는 확신이 너무 심한 나머지. 서서히 그런 나의 모습은 계속 모습을 드러내려 머리를 치켜세우다가, 나 스스로의 검열로, 타인의 목소리로, 어떤 관계들의 망함으로 지치고 지쳐 쓰러져 어느 순간 아예 모습을 감추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럴 때 나는 성장했다고 생각하고. 나는 더 평온해졌다고 생각하지만 착각이다. 내안의 깊은 죽음을 딛고 일어선 행복이라고 나는 말하고 싶다.
그 때는 망할 수 있었다. 내가 나를 공개적으로 표현했을 때 누가 나를 공격할 사람일지, 누가 나에게 차가운 시선을 줄 사람일지 그 때는 분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누가 나를 있는 그대로 봐줄지, 누가 나의 생각을 좋아해줄지, 그 응원과 지지의 힘을 제대로 감사해하지 못했기 떄문이다. 다른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진심으로 행동하고 말했을 때, 그 사람이 끝까지 나의 에너지만 뺏어가다가 결국 나를 떠나갈 사람이라는걸 모르고 마음을 썼다면 나는 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사람도 나의 마음과 행동에 힘입어 서로가 서로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진심으로 행동하고 말한다면, 결코 망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망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실은 망하지 않는다면. 어둠 속에 죽어있던 나의 진실했던 모습들은 처음에는 아주 천천히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꼭 필요하다고 느낄 때, 내 삶에도 도움이 된다고 느낄 때. 하지만 그렇게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보니 예전과는 환경이 아예 달라졌음을 느낄 것이다. 이제는 나도 스스로 검열하지 않으며, 내 주변에 나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싫어하는 이는 없다. 그럼 더 용기를 얻고, 더 신이 날 것이다. 그래서 꼭 필요하지 않아도, 내 삶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내 삶을 망칠 것 같을 때에도, 내 마음이 그러고 싶으면 당당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