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nceaño( 15살)을 맞은 여자아이들이 하는 파티를 quinceañera라고 한다. 오랜 전통인데 성인식 같은 의미로 결혼해서 아이를 나을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는 것을 기념하는 생일 파티 같은 것이다.
보통은 여자아이들이 드레스를 입고 큰 파티를 여는데 남자아이들도 원하면 파티를 열어준다고도 한다.
이 날을 위해 드레스, 메이컵, 성당의 미사 준비, 파티 등을 위해 쓰이는 돈의 액수가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돈이 없어도 빚을 내서라도 해줄 만큼 여자아이들의 로망인 날이다.
그러나 돈이 있는 일명 백인 부자들은 점점 간소하게 가족들과의 식사나 여행을 하는 추세이다. 그래도 드레스는 사서 성당에서 축복 미사를 드리는 경우가 많다.
오늘은 나의 의뢰인이자 친구가 된 Mariana와의 스토리이다.
Mariana의 엄마 Gabi를 처음 만난 건 야외 마켓에서였다.
아이를 위해 원피스를 맞추고 싶다는 연락을 받고 미팅을 했다. 14살의 Mariana. 성당에서 성경공부 수료식을 하는데 입을 흰 원피스였다.
천주교, 그러나 조금 색다른 과달루페를 믿는 멕시코인들.
과달루페. 마리아라고 확정 짖기에는 조금 다르다는 여자 성인? 이 곳 사람들은 하나님보다 예수님보다 과달루페를 더 중요시 여긴다. 워낙 많은 인구가 믿어서 인지 바티칸에서 끝내 인정받았다.
과달루페를 기념하는 날의 큰 행사들도 있는데 지방에서부터 그룹을 지어 자전거와 트럭을 타고 멕시코 시티의 큰 성당으로 간다. 그 날의 고속도로는 그 차량 행렬로 가득하다. 자전거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모습에 가끔 웃음과 함께 안쓰러움이 생기기도 한다.
다시 스토리로 돌아가서, 이 만큼 메히깐들에게는 성당의 행사가 중요하다. 성경공부 후 받는 수료식도 그렇기에 신경을 쓰는 듯했다. 그리고 여자로서 중요한 낀세아뇨도 성당에서 미사를 보는 것으로 시작했다. 큰 파티도 아닌 가족과의 식사인데 풍성한 드레스를 원한다기에 슬림한 원피스 드레스를 권했더니 예배 볼 때 입을 예정이라며 좀 더 풍성한 것을 원했다. (보통 어떻게 입는지 인스타에 검색해보니 드레스의 화려함과 볼륨감이 웨딩드레스보다 더 과했다. 디즈니에 나오는 공주를 꿈꾸던 소녀들의 욕망이 표출될 수 있는 날이 이 날인가 보다.;;)
다행히도 마리아나는 그렇게 화려한 것을 원하진 않았다.
블루 컬러를 워낙 좋아하는 마리아나이지만 까만 피부라 나는 고민하며 디자인을 풀어갔다.
내가 좋아하는 레이스작업.
정말 드라마에서 유행했던 '한 땀 한 땀'의 정성. 레이스를 자르고 모양을 또 만들어 내고 손바느질하고.
하루 종일 작업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중독성 강한 작업들. 옷의 라인을 보기 위해 가봉을 올 때마다 마리아나의 입이 귀에 걸렸다. 다행이다.
나의 형편없는 에스빠뇰 실력 때문에 본인이 원하는 것을 속시원히 나에게 전달하지 못함이 미안했는데...(영어로 대화를 하지만 마리아나의 영어 실력으론 정확히 전달하지 못해 늘 몸의 언어와 함께 했다.)
한 알 한 알 비즈를 달고. 눈알이 빠질 것 같은 작업. 마지막을 다다른 작업들.
완성 후 찾으러 오는 날은 가비(마리아나의 엄마)와 이모랑 왔다. (가비가 워낙 바빠 이모나 아빠가 학교 끝나고 마리아나를 데리고 왔는데 이 날은 생일파티 전 날이라 준비할 것이 많아서였는지 휴가를 내고 왔다. )
포장된 드레스를 보고 좋아하는 모두의 반응에 더 뿌듯했다. 아마 언어도 잘 통하지 않는 나라에서 인정을 받아서였는지 모른다.
다음 날 행사에 초대를 받았다. 늦게 도착한 성당엔 가족을 위해 예배가 열렸고 거의 끝이 나고 있었다. 예배후 사진을 찍고 레스토랑으로 갔다.
멕시코 전통요리 레스토랑이었는데 고급스럽게 잘 나왔다. 따코를 고급스럽게 먹으니 묘한 기분이 들었지만 고급스럽게 풀 수 있다는 점이 신선했다.
축하자리에 온 손님들께 답례품을 줬는데 지난번 결혼식 때도 그랬듯 묵주?를 줬다. 가톨릭 문화이다 보니 늘 이 것을 선물로 주는 것이 문화가 된 것 같다.
축하 기념사진.
포즈 취하는 게 어색한지 내가 연출해준 포즈에 멈춰있다.(왼)가비와 마리아나 그리고 나.(내 신랑의 사진 실력은...ㅠㅠ)
나의 첫 맞춤 드레스 고개이자 친구가 된 가비와 마리아나. 말로만 듣던 낀세아네라도 경험해보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준 두 사람. 고등학교 졸업 드레스를 위한 다음을 기약하며 이 날을 마무리했다.
(졸업 드레스도 부탁한다는 두 사람의 말에 옆에서 듣던 마리아나의 아빠의 표정은 어두워져 갔다는...ㅎㅎ)
마리아나의 소개로 작업했던 또 다른 낀세아네라 드레스도 살짝.
코로나로 심각한 한국의 상황과 많은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뉴스를 매일 봅니다. '뭐 어때'하는 생각에 자가 격리를 어기거나 거짓말을 하는 몇 사람들도 늘어난 피해자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서라도 여행이나 외출을 자제해야 하는데 점점 이기 주위로 바뀌어가는 모습에 마음이 아프네요...
이럴 때 일 수록 합심해야 하는데 왜 점점 나만, 나의 가족만 생각하는지... 안타까움이 커져갑니다.
한국에 있는 나의 가족들도 결혼식을 미뤄야 할지를 고민하는 나의 동생커플도 안 그래도 장사가 잘 되지 않는데 더 안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 많은 나의 친구들도 모든 분들에게도 빨리 좋은 소식이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