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성사. 예전의 나는 그랬다.
처음에는 진실한 마음으로 내가 경험한 것들, 내가 느낀 것들에 대해 온라인에 공유했고, 감사하게도 반응이 좋았다.
뭐야? 이렇게 하면 기회가 온다고?
그 기회의 꿀을 맛본 나는, 어느덧 본질보다 껍데기만 화려한 결과물을 지향하고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내가 경험한 것보다 머리로, 지식으로 알고 있는 것들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오래 전에 몸과 관련한 경험, 정보들을 많이 올렸었어요.)
그리고 그 결과물 덕분에 종종 좋은 기회들이 생기기는 했지만, 정작 무대 뒤에서 마주한 내 모습은 얇아져있음을 알았다. 내 안이 얼마나 차 있는지, 혹은 비어 있는지 그 누구보다 내가 가장 잘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때 깨달았다. 내 경험이 충분히 응축되지 않은 지식은 허상일 수 있겠구나.
요즘 매일 글을 쓰는 기쁨을 누린다. 아침 명상 후 일기장에 어지러운 생각들을 쏟아내다 보면, 어질러진 방이 정리되듯 삶의 질서가 차곡차곡 잡힌다.
몸이든 마음이든, 자신을 인식하고 돌아보는 삶은 인간을 살게 한다. 정말 그렇다. 그리고 난 그것을 창조성이라 느낀다.
창조성은 예술가들만의 거창한 전유물이 아니다. 이는 개인의 즐거움과 자아, 잃어버린 자유를 되찾는 일. 고요의 심연에서 뜨거운 생명력을 길어 올려 '나'라는 사람을 다시 재구축하는 힘이다.
그리고 그 도구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글, 움직임, 노래, 요리…
종종 내 글이, 내가 만든 콘텐츠가 누군가의 삶을 바꾸고 있다는 메시지를 받는다. 그럴 때면 어떻게든 타인에게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에 형언할 수 없는 행복을 느낀다. 그래서 더 깊이 고민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이들에게 이 힘을 전할 수 있을까.
결국 두 가지 과제가 내 앞에 놓였다. 첫째, 나누는 사람인 내가 먼저 그런 삶을 온전히 살아낼 것. 둘째,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다른 도구들도 능숙하게 활용해 볼 것.
이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먼저 삶을 충만하게 살아내면서도, 그 진심을 그에 걸맞은 정성스러운 그릇에 담아 전하는 것이겠지. 본질과 형식의 우선순위가 뒤바뀌지 않도록 단단히 중심을 잡아가는 것일 테고. 쉽지 않을 테다.
하지만 꼭 그렇게 살고 싶다.
아래는 내면의 창조성을 지키면서도 세상과 더 건강하게 소통하기 위해 만든 체크리스트다.
아마도 모든 분야의 사람들에게 적용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나를 살리는 창조적 삶을 위한 체크리스트
1) 창조인가, 노동인가? | 오늘 나는 나를 위한 '창조적 행위'를 했는가, 아니면 '노동'을 했는가?
2) 무대 뒤의 만족감 | 이 삶이 타인에게 전혀 보이지 않더라도, 나는 오늘 나의 삶 자체로 충분히 만족하는가?
3) 연결과 기록 | 세상과 교류하며 내면의 신호에 온전히 귀기울였는가? 그 충만함 속에서 길어올린 무언가를 기록했는가?
4) 영감의 번역 | 오늘 느낀 섬세한 감각들을 단순히 휘발시키지 않고, 나를 살리는 창조적 영감으로 정성껏 번역했는가?
5) 진실함의 농도 | 사람들의 반응을 위해 나의 상태를 꾸며내거나 '척'하지는 않았는가?
6) 나만의 질서 | 완벽하지 않은 외부조건에서도, 나만의 질서를 세우는 창조적 에너지를 발휘했는가?
창조적 삶이란 행위가 아니라, 삶의 태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