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맞네!라는 리액션과 함께 100% 공감할 수밖에 없던 이유는 유치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나도 학생들의 들쭉날쭉한 실력 격차 때문에 수업을 끌어갈 때 버거움을 느낀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쉽게 쉽게 하자니 실력 있는 아이들은 몇 분도 안돼서 워크지를 끝내고 "더 할거 없어요?" 하며 지루해했고, 그렇다고 수준을 높이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릴리 티쳐, 이건 어떻게 해요?" "릴리 티쳐, help me."를 외치는 통에 에너지가 훅훅 고갈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교사는 하향평준화보다는 상향평준화를 목표로 하여 수업을 진행하곤 한다. 눈을 초롱초롱 뜨고 열심히 하는 학생들을 더 끌어주기 위함일 수도 있고, 교사에게 상담을 요청하는 학부모 응대 시 "수업이 너무 쉽대요"라는 피드백보다, "우리 아이가 수업을 잘 못 따라가네요"라는 토로에 "가정에서 좀 봐주세요" 하는 대응이 더 쉬워서 이진 않을까?
"초등은 더 심해."
학생들의 실력 격차는 현실이었다.
그 어떤 부모도 내 자녀가 수업에서 버거움을 느끼며 고군분투하길 바라지 않는다. 조기 영어 교육은 유치원에 입학하는 5세보다 빠른 0세부터 시작되고 있다.
"미래교육이 대세가 될 거야!"해도 현재 우리 아이들은 아직 주입식 교육환경에 놓여있고, 달달 외우고 시험도 보는 공교육의 현실에 살고 있다.
언젠가 맞닥뜨릴 미래교육의 성과는 지금 교육현장에서 성실히 잘 해내고 수업을 주도하며 얻는 자신감 위에서 꽃을 피우게 될 것이다.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처음 배우는 3학년, 영어유치원 출신에 영어를 술술 하는 아이들과 ABC도 정확히 모르는 아이들이 한 반에 모여 Unit 1에서 배우는 것은 국어의 ㄱㄴㄷ 과는 다르다.
천재교육, 초등 3학년 교과서
영어 첫 수업부터 문장을 사용하여 소통하는 연습을 해야 하고, 수백 번을 읽고 써봐도 b랑 d 가 헷갈리는 영어 알파벳은 1단원에서만 나오고 끝나버린다.
초등 3학년은 1-2학년 때와는 다르게 수업시간이 3시간이나 늘어나고, 배우는 과목도 늘어난다. 미술, 음악, 체육과 같은 예체능 과목을 빼면 사회, 과학, 영어와 같이 학습량이 상당한 과목들을 처음 배우게 되는데, 특히 영어는 아무리 수업 때 열심히 해도 하루아침에 알파벳을 익히고 입을 트이게 하는 것이 불가능한 현실이다.
내 아이가 영어 자신감을 가지고 주도적인 학교 생활을 하기를 바란다면, 결국 영어는 선행을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우리 아이가미리 하는 영어의 목적은 단지 초3 교과서를 무난하게 따라가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아이가 살아갈 세계 속에서 가장 기본이자 중심이 되는 영어라는 언어를 자연스럽게 습득하고자 하는 데 있다.
초등 입학 전, 우리 아이는 어떤 영어에 노출되고 어디까지 영어 실력을 올리면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