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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느리 Jul 12. 2019

아이의 언어능력

인간의 두뇌는 6세까지 90% 성장한다

0-6놓칠 수 없는 마법의 시간      


많은 사람들은 육아를 전쟁이라 한다. 행복한 지옥, 기적 같지만 기절할 것 같은 현실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물론 단순히 아이들을 돌보기만 해도 엄청난 에너지가 쓰이는 것은 사실이나, 이 시기 부모들은 아이 돌봄의 고단함에 대해 불평하며 하루를 버티기보다는,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아이의 두뇌에 흥미로운 자극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시기를 보내야 한다.


2012년, 혜민스님이 자신의 SNS에 어린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지 않은 맞벌이 부부에게 방법이 있다며 “엄마가 새벽 6시부터 45분 정도 같이 놀아 주는 것”이라는 글을 올렸고, 많은 엄마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적이 있다. 물론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는 의견이지만, 대한민국 수많은 부모들의 하루 24시간 중, 단 한 시간 미만의 여유도 없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그리고 그들의 삶이 생계 또는 육아를 위해 참 고단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이다. 아이와 비교적 많은 시간을 보내는 부모도, 그 시간의 퀄리티를 확신을 가질 수 있는가 의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육아에 허덕이지만, 또 반대로 한국을 넘어 세계의 수많은 젊은 부모들도 한국 못지않게 자녀교육에 엄청난 열정을 쏟는다. 그들의 SNS에는 아이와 함께한 다양한 체험사진과 환하게 웃고 있는 행복한 가족의 영상이 끊임없이 추가된다. 많이 보고 듣고 만져보는 등의 체험과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자유로운 환경은 아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되고, 많은 부모들은 이러한 추억을 만드는데 열정을 다한다. 


반면에, 한 인간의 성공적인 학업과 미래의 직업선택에 계속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언어능력에 대한 관심과, 언어지능을 끌어올리려는 부모의 노력은 많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즉, 부모는 자녀와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야 하며, 그 시간이 자녀의 행복과 성공적인 미래에 대한 토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녀의 평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에, 부모의 노력은 집중되어야 한다.     


스캐먼 Scammon 의 성장 곡선

               

이는 뇌, 몸 그리고 성의 발달을 그래프로 그려놓은 것으로, 인간의 두뇌는 0-6세에 90% 정도 성장하고 12세가 되면 이미 어른의 두뇌와 같은 정도의 수준으로 발달이 이루어짐을 보여준다. 특히 생애 초기의 폭발적인 두뇌 성장은 언어영역에서 놀라운 꽃을 피워낸다. 뇌 발달의 황금기에는 수학이나, 음악, 신체를 활용한 운동신경의 발달보다 언어발달이 극적으로 이루어지며, 아이들은 자신의 지능에 비해 훨씬 복잡한 체계를 가진 언어를 너무나도 쉽게 습득해내고, 대부분의 인간은 모국어를 습득해내는데 크게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영어태교: 태아는 기억한다


6세까지 뇌의 90%의 성장이 완성된다는 것을 보면, 이 시기가 한 인간의 삶에 있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많은 부모들은 이 중요한 시기를 과연 어떻게 보내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확신이 없는 경우가 많다. 특히 언어적이 부분에 있어, 아이에게 어떤 말을 해줘야 하는지, 무슨 책을 읽어줘야 하는지는 참 어렵기만 하다. 아이의 지능과 발달 정도, 관심사에 따라 좋아하는 것과 어려워하거나 비교적 쉽게 여기는 주제가 다르므로, 양육 및 자녀교육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모든 인간이 겪는 발달과정을 통해 각 시기별로 부모가 반드시 해야 하는 것들, 기억해야 하는 중요한 요인들을 정리해볼 수 있다. 


첫째로, 영어태교는 유난 떠는 일이 아니다. 태아의 뇌 발달에 가장 큰 자극을 주는 것이 바로 청각기관이다. 엄마 뱃속에 자리를 잡고 몸의 성장뿐 아니라 뇌 발달을 이어가는 태아는 엄마의 말, 음악, 자연의 소리, 대화하는 소리 등 다양한 청각자극을 받아들이며 뇌를 발달시킨다. 태아는 귀뿐 아니라 피부로도 들을 수 있으며, 피부 자극을 통해 느껴지는 엄마의 손길을 양수의 파동으로 들으며 뇌 발달에 치명적인 스트레스를 없앤다. 태아는 엄마 뱃속에 있을 때 들었던 것들을 기억해낸다는 흥미로운 연구가 있었다. 


최지연 박사는 네덜란드 막스플랑크 심리언어학연구소에 재학하던 때, 모국어 기억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녀는 생후 3-17개월에 네덜란드로 입양되어 한국에 대한 기억이나 한국어 능력이 전무한 상태였던 한국 출신 입양인 29명을 만나 그들과 그들의 네덜란드인 형제 및 친구들에게 한국어 음소 교육을 했고, 놀라운 결과를 밝혀냈다. 같은 교육을 받았지만 입양인의 한국어 능력이 월등히 나아졌고, 그들은 학습 후 더 ‘한국인 같은’ 발음을 낼 수 있었다. 한국을 잊은 채 살아가는 입양아라도, 태아 때 뱃속에서 들었던 모국어 소리에 대한 지식을 기억하고, 그 기억이 학습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엄마 뱃속에 머무는 10개월 가까운 시간 동안 태아는 참 많은 것을 듣고, 간접적으로 경험한다. 그리고 그때의 기억은 아이의 뇌 속에 자리 잡아 언어 학습 능력에까지 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엄마가 아이를 품고 있을 때 건네는 말과 언어 노출이 태아에게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태교를 통해 영어를 들려주고, 영어노래를 듣거나 영어책을 읽어주며 영어에 노출을 시켜주는 것이 아이의 뇌에 영어라는 새로운 언어에 대한 자극으로 작용하여 훗날 아이가 영어를 조금 더 쉽게 배울 수 있게 하는 토대를 마련하게 된다.     


아이에게 언어능력이 중요한 4가지 이유


인간은 언제 단어를 가장 많이 습득할까? 다음은 현대 영어학의 이해라는 책에 소개된 유아기 아동의 단어 습득 개수에 대한 자료이다.             

나이에 따른 어휘 수


놀랍게도 만 나이로 7-8살 정도의 나이에 29.300개로 가장 많이 습득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직은 너무 어리게 느껴지는 3세 아이들도 5.600개의 단어를 습득할 수 있다. 어떤 것을 단어로 인정하는지에 대한 부분이 학자들과 연구마다 다르므로, 이 수치를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아이들의 어휘 학습 능력은 경이로운 수준이다. 왜 과거부터 수많은 학자들이 아동의 언어 습득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것일까? 이 사실이 얼마나 가치가 있고, 어떤 중요한 자료이기에 수많은 영유아의 언어 습득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걸까? 이렇게 어린아이들이 언어능력을 가져야 하는 이유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원하는 것을 쉽게 얻어낼 수 있다


언어능력이란 말과 글을 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능력, 나아가 정보나 자신의 의사에 대해 문법적 문장을 통해 정확히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지만, 유아기 아동에게는 글을 읽고 쓰는 능력보다 듣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 내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언어능력이 있는 아이들은 원하는 것을 표현할 능력이 있다는 것이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뤄내고 얻어내며 박탈감이나 무력감을 느끼지 않는다. 


아이가 젤리 한 봉지를 다 먹었는데, 조금 더 먹고 싶다. 언어능력이 없는 아이는 울거나 떼를 쓴다. 부모는 보통 안 된다고 말하고, 떼를 쓰거나 우는 아이에게 혼을 내거나, 단호히 거절한다. 아이는 계속 떼를 써보거나 울고, 그래도 안 되면 화가 나거나 짜증이 나고 부모의 거절에 대해 불만이 쌓일 수 있다. 아이가 우는 것에 짜증이 난 부모가 화를 내며 허락을 해줘도, 아이의 기분은 이미 상했을 수밖에 없다. 


언어능력이 있는 아이는, ‘딱 하나만 더 먹을게요. 먹고 싶어요.’라고 표현을 하거나, ‘딱 하나만 더 먹고 안 먹을게요.’하며 협상을 시도할 수도 있다. 내 아이가 이렇게 자기 의사를 피력하면 보통 부모는 ‘그래 그렇게 해’ 하며 원하는 것을 들어준다. 아이가 하루를 살아감에 있어, 자신이 가진 언어능력으로 원하는 놀이를 하고, 먹고 싶은 간식을 조금 더 먹을 수 있는 것은 아이의 삶의 질을 확실히 높여준다. 내가 말이 잘 안 되서 원하는 것을 이뤄내지 못하는 그 답답함은 어른들도 감당하기 힘든 고통이다.     

  

2. 불편한 상황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다


언어능력이 있는 아이는 현재 겪고 있는 불편함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다. 문제를 쉽게 해결하게 됨으로써 더욱 신체적으로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편안한 상태에 놓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엄마가 되어 아이를 케어해보니, 내 아이 손톱이 조금 날카로워 살을 찌르는 상황이나, 벌레에 물려 아이가 간지러워하는 모든 상황들이 참으로 안타깝게 다가온다. 아이가 어디가 아프거나 불편하면 바로 표현해주고 알려주길 바라고 나는 최대한 그 불편함을 빨리 해결해주고자 노력한다. 


언어능력이 있는 아이는 현재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 및 불편함에 대해 도움을 요청할 수 있고 빨리 그러한 상황 속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당장의 문제뿐 아니라 과거에 겪었던 부당함도 마찬가지이다. 부모는 아이가 겪었던 불편한 상황에 대해 인지할 수 있고, 그러한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줄 수 있는 것이다.    

  

3. 리더쉽이 있는 아이는 더 즐겁다 


또래들과의 소통에서도 언어능력이 좋은 아이는 표현력이 좋아 더 주목받고, 자기주장을 펼치며 인정을 받게 된다. 영어로는 visible ‘눈에 띄는’ 인물이 되는 것이다. 함께 놀이를 할 때도 본인이 원하는 것을 주장하며 더욱 주체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나의 통솔 하에 진행하며 아이는 더욱 신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리더쉽을 키우며 아이는 자존감과 자신감을 높여나갈 수 있게 되며, 이는 학교에 가서 또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 굉장히 중요한 성향이 되어 아이 안에 자리 잡는다. 


아들이 가끔 친구들과 노는 상황을 보면 웃음이 나왔다. 아이들끼리도 ‘우리, 의사놀이할까?’, ‘저기 가서 요리하자’, ‘공룡은 꺼내면 안 돼. 그것은 지금 하면 안 되는 거야.’ 자기들끼리 규칙을 만들고 재잘대며 잘 놀곤 한다. 물론 아직은 어린 3-4세 아이들에게는 말보다는 행동이 앞서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고, 서로의 언어능력의 차이에 따른 소통불가로 주변 어른의 중재가 필요한 것도 많다. 하지만, 아이들끼리도 말을 잘하고, 표현력이 있어 제안하고 놀이를 리드하는 아이를 잘 따르는 경향을 많이 보인다.     

     

4. 언어능력은 공감능력에 또 다른 이름이다


언어능력을 통해 감정을 나누고 교감을 하게 되며 타인과의 더 깊은 정서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언어를 통해 공감능력을 키워나갈 수 있는 것인데, 상대의 상황, 처지나 감정에 대해 이해하고 이를 공감하며, 상대에 대해 도움을 주고자 하는 이타심을 키워나갈 수도 있다. 


얼마 전, 아이와 함께 수박을 먹는데, 아이가 자신이 먹지 않는 수박씨를 내 입에 넣어준 적이 있다. ‘나는 씨 안 먹어. 맛없으니까.’하고 말하는 아이에게 ‘엄마도 맛있는 수박이 먹고 싶어. 엄마도 씨가 맛이 없는데, 네가 엄마 맛없는 씨만 먹여줘서 속상했어.’ 하고 말했고, 아이는 지그시 내 눈을 바라보더니 ‘Sorry’ 하며 진심을 담아 사과했다. 그 이후에는 무언가 계속 먹을 때마다 꼭 나눠주려고 하는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자신의 어려움에 대해 표현하는 것뿐 아니라 언어능력을 통해 상대의 즐거움, 어려움 등과 같은 상황을 이해하고 그에 대한 나름의 피드백을 아이 스스로가 제공할 수 있다. 감정이 풍부하고, 나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도 생각하고 배려할 수 있는 넓은 마음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아이의 이러한 능력은 사회성, 소통력, 리더쉽 뿐 아니라 자존감과 자신감을 키우는데 굉장히 중요하다. 그렇다고 주입식으로 단어를 교육시키라는 것이 아니다. 일상에서 다양한 체험을 통해, 수많은 흥미로운 책을 통해 아이들은 단어를 접하고 습득해낼 수 있다.


아이들에게 단어들을 가르쳐줄 때, 영어단어를 함께 가르쳐주는 일도 즐겁고 재미있는 놀이가 될 수 있다. 고맙습니다가 Thank you 인 것을 아는 아이들은 우연히 마주치게 되는 영어 상황에서 더욱 자신감을 발휘할 수 있다. 여행지에서 외국인을 만나도, 유치원에서 영어수업을 할 때도, 내가 아는 단어들이 한두 개씩 들려온다면 아이들은 더욱 영어에 흥미를 가지게 될 것이다. 유아 영어는 어렵지 않다. 그리고 엄마의 작은 노력이 아이의 큰 자신감과 영어에 대한 흥미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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