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크로아티아 자다르의 선셋이 특별한 이유
Sunset을 위한 우리만의 보트!
크로아티아 사람들이 참 좋아하는 것이 세 가지가 있다!
1. 그들은 커피를 사랑한다
아침을 일찍 시작하는 그들은 7시부터 카페로 나온다.
매일 아침 모닝 커피와, 사람 많네!
아침부터 뭐 이리 카페에 사람들이 많은지.
거리를 청소하던 청소부 아저씨도, 늙은 노부부도, 젊은 커플도, 커피를 마신다.
한 잘생긴 청년이 우리 옆 테이블에 앉아 에스프레소 한잔을 시키고는, 설탕을 두 개 다 털어 넣고 한 30번은 젓는다. 그리고는 신문을 보며 천천히 그 작은 한 컵을 비워냈다.
우리는 커피 한 잔 5분이면 마시는데, 여유롭고 느긋한 크로아티아인들은 기본 한 시간은 대화를 하며 혹은 혼자 사색의 시간을 가지며 커피를 즐긴다.
2. 강아지들의 천국, 크로아티아
어딜 가나 개가 있다. 큰 개, 작은 개, 아기 강아지를 이 곳에서는 매 순간, 매 골목 만날 수 있다.
국립공원에도 개들은 환영받는다!
크르카 국립공원에 놀러온 개들
팔자 늘어진 멍멍이3. 담배를 즐기는 크로아티아
우리들은 질색하지만, 크로아티아는 다른 유럽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흡연자에게 참 관대하다. 하늘이 보이는 어느 곳에서든 담배를 자유롭게 피운다.
아이가 근처에 있어도, 실내 바나 음식점에서도 담배는 참 자유롭기만 하다.
우리는 이곳에 온 지 벌써 20일이 지났고, 나름 잘 지내고 있다.
매일 아침 커피를 마시고, 매일 저녁 석양을 보러 나간다.
자다르의 석양은 참 특별하기 때문에.
Sun과 Sean!이 곳의 태양은 참 놀랍게도 크고 엄청난 빛을 낸다.
"엄마, 여기는 왜 태양이 이렇게 크지? 그냥 느낌이겠지?"
한국에서 바라보던 태양은, 손을 아무리 뻗어도 절대 닿을 수 없게 느껴질 정도로 높고 멀었다. 작기도 작고.
근데 이곳의 태양은 크고 가깝고 뜨겁다!
자다르의 하늘이 곳에는 미세먼지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하늘은 물감같이 파랗고, 바다는 반짝인다.
가만히 앉아 하늘과 바다만 바라보고 있어도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진다.
진정한 여유와 힐링.
사실 나는 건축물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난해하거나, 복잡하거나. 이해할 수 없거나, 자연과 어울리지 않는 건축물들이 대부분이라고 생각을 했다. 물론 문외한의 시선에서 본, 무지함에서 온 생각이었겠지만.
그런데 이 곳에서 인간이 그리고 인간의 능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두 개의 건축물들을 만나게 된다.
바다 오르간 the sea organ,
이름부터가 참 로맨틱한 바다 오르간.
바다가 만들어내는 연주를 상상해 본 적이 있는가? 파도 소리와 함께 들리는, 35개의 파이프와 파도가 만들어 내는 소리는 참 신비롭다.
바다가 연주를? 바다가 노래하는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이다. 파도에 따라 매일 매 순간 다른 소리를 만들어 내는 바다 오르간은 가만히 앉아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바다가 부르는 치유의 노래.
어느 흐린 날. 바다오르간 소리를 들으며
바다오르간 옆에서 파는 handmade 나무!Handmade 나무, 우리는 두 그루나 샀다.
날이 맑아도, 흐려도, 비가 와도.
낮이나 밤이나, 바다 오르간은 힐링 그 자체이다.
고즈넉한 자다르의 바다그리고 태양의 인사 the greeting to the sun,
바다 오르간을 만든 니콜라 바시치라는 크로아티아의 건축가가 이 태양의 인사도 만들어냈다.
사실, 이 건축물 덕분에 자다르의 석양이 특별해진 줄 알았는데, 세계적인 명장 히치콕 감독이 극찬을 한 후에 이 건축물들이 세워졌다고 한다.
이 극한의 아름다움을 알아본 거장의 한 마디가 수많은 세계인들을 낭만 속으로 초대한다.
하루 동안 받은 태양빛을 LED가 구현해낸다. 색색의 빛들이 춤을 추듯, 아름다운 빛을 낸다.
이렇게 커다란 태양 옆에는 지구, 수성, 화성, 목성 등 태양계 행성들의 크기, 위치를 그대로 축소하여 작은 태양의 인사들이 설치되어 있는데 그곳은 아이들의 댄스 스테이지가 된다!
4살 아이가 프로포즈를 하게 하는 로맨틱한 곳우리는 이 석양을 더 가까이에서, 조금 더 특별하게 즐겨 보기로 했다. 바로 배 위에서!
항구에 서 있는 수백대의 보트우리는 보트 한 대를 한 시간 동안 빌리기로 했고, 젊은 선장 안드레아의 배에 타게 되었다. 단 돈 8-9만 원에 한 시간 동안 바다와 석양은 온전히 우리의 것이 된다!
두근두근! 출발!
10월의 바람이 차진 않을까 걱정했지만 시원했고, 배가 흔들려 멀미 나진 않을까 두려웠지만 꽤 괜찮았다.
배 위에서도 용감하게!설마 설마 설마! 우리는 태양 가까이로 항해했다. 매일 가는 바다 오르간 앞이 사람들로 가득했고, 그들이 개미만 한 크기로 보일 때 즈음 배는 멈췄다.
잔잔한 음악이 배 안을 가득 채웠다.
우리의 청년 선장은 오징어를 한 번 잡아보자며 낚싯대를 꺼냈고, 우리 아들은 기대에 찬 눈빛으로 오징어! 오징어! 를 외쳤다!
안드레아. 그는 오랫동안 배를 탔다고 했다. 자다르 대학교를 다녔고, 이 도시에서 나고 자랐단다.
그는 큰 도시에 대한 꿈은 꿔본 적이 없을까? 이렇게 작은 도시에서 평생을 살며, 배를 타고, 가끔 사람들을 태우고, 낚시를 하고. 그의 삶은 행복할까?
내가 생각에 잠긴 사이, 커다란 태양이 서서히 그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안녕, 태양. 오늘도 수고했어.태양은 오늘도 그렇게 갔다.
그리고 션이 기대 고대하던 오징어도 물 건너갔다.
운이 좋으면 몇 분 안에 여러 마리를 잡기도 한다는데, 오늘은 날이 아닌가 보다. 아들을 위해 꼭 한 마리 잡히길 바랐는데.
그래, 역시 모든 게 다 내 마음대로 되지는 않는다.
이 넓은 바다 위 우리 뿐!
그렇게 찾아온 밤그리고 밤이 되었다.
거의 한 시간 반의 항해는 끝이 났고, 그렇게 우리는 바다를 그리고 하늘을 만끽했다.
비행기나 배를 타면 얼른 땅을 좀 밟고 싶어 지는데 우리가 그랬다.
"아! 땅 밟으니 살 것 같다!"
오징어 잡는다고 시동 끄고 꽤 오래 멈춰서 그런지, 출렁이는 파도와 배에 조금 멀미가 났었다. 정말 비루한 몸뚱이!!! 당이 너무 떨어져서 마트에 가서 초콜릿을 사서 까먹고, 정신을 좀 차렸다.
늦은 저녁 자다르는 꽤 쌀쌀하다.
아름다운 태양을 대신해서, 차갑고 밝은 달이 떴다.
배멀미 때문에 사진도 흔들흔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우리들 모두 가슴 설레던 이 여정에 대해 시끌벅적한 수다를 떨었다. 배가 흔들렸는데 션이 참 용감했고, 오징어가 안 잡혀서 아쉬웠고, 나는 혼자 촌스럽게 멀미가 났고.
우리 모두 웃고 있었고, 이 추억은 10년 20년 뒤에도 우리의 대화거리로 웃음을 줄 것이다.
하늘 좀 봤다는 사람들이 그러더라. 태양이 지고 난 후, 20-30분 후가 하늘이 제일 예쁠 때라고.
태양이 지자마자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단체관광객들은, 오로라 같은 하늘의 깊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까?
아름다운 자다르의 석양매일 보는 석양은 매일 달랐고, 언제나 아름다웠다. 어느 날은 함께 석양을 보는 노부부의 뒷모습에 눈물이 났고, 어느 날은 왈츠를 추는 한 무리에 사람들에 웃음이 났다.
누군가는 지는 태양을 보며 박수를 보냈고, 누군가는 멋진 포즈로 사진 찍기 바빴다.
그래도 그들은 행복한 사람들이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석양이 그들의 가슴속에 수놓아졌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