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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느리 Nov 06. 2019

아이 첫 유치원 선택하는 법

유치원 선택에 대한 주관적인 생각


유치원 접수기간이 다가오고 있다. 나는 외국에 나와있으므로 우리 신랑에게 모든 것을 맡겨야 하는 상황.


유치원 설명회도 못 가고, 투어도 못 다녀보고 내 아이가 다닐 유치원을 웹서핑으로만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경쟁률이 쎄기 때문에 내가 원한다고 해서 보낼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아이 유치원 선택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들을 비교해보았다.


내 아이 유치원 선택 시 고려해야 할 것


1. 큰 규모 vs 작은 규모


규모가 작은 유치원은 아이들에 대한 더 섬세한 케어가 가능할 것만 같지만, 점점 몸이 성장해가는 아이들이 더 넓은 환경에서 생활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어떤 유치원은 같은 나이 정원이 80명씩이고, 어떤 곳은 열댓 명뿐.


나는 되도록이면 큰 곳으로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이유는 아이가 지낼 환경 때문인데, 하루 중 참 긴 시간을 되도록이면 넓고 큰 곳에서 여유롭게 지내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나도 전에 강의를 다닐 때 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성향도 중요했지만 강의환경도 참 중요했다. 쾌적하고 넓은 곳, 프로젝터와 영상기기가 완벽한 곳에서의 수업은 더 수월했고 학생들도 더 좋은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좁 강의실, 학생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던 강의실은 수업하기에도 열악했다.


되도록이면 규모가 크고 시설이 좋은, 그리고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컬러와 인테리어가 되어있는 곳이면 좋겠다.


그리고 유치원생씩이나 되었으니, 선생님이 개인적으로 해주는 소소한 케어보다, 아이가 사회를 접하고 어려움도 겪어보고, 스스로 해나가는 자립심과 사회성을 기르기를 더 바란다.


일단 규모는 조금 있는 곳을 우선으로 하기로 한다.


크로아티아 유치원, 우리 아이 작품


2. 가까운 거리가 중요할까?


걸어서 보낼 수 있는 곳에 유치원이 있다면 좋겠지만, 스쿨버스가 있다면 거리는 크게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걸어서 5분 내 정도가 아니라면 너무 덥거나 추울 때, 비가 오거나 눈이 올 때 어차피 번거롭고 그 짧은 거리더라도 차를 이용해야겠단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물론 매일 버스를 타고 다녀야 하는 게 걱정도 되겠지만, 유치원에서 안전과 관련된 것들에 중요하게 신경을 쓴다면 버스 타고 20분 정도까지 가야 하는 것은 괜찮다고 본다.


버스 안에서도 친구들끼리 어울릴 수 있고, 타고 내리는 친구들과 인사도 나누면 버스 안에서의 시간은 금방 갈 것이다.


3. 영어유치원?


먼저, 나는 영어유원은 고려하지 않는다.


우리 아들 션은 태어나서부터 한국어와 영어 이중언어에 노출되어왔고, 한국어가 모국어로 듣고 말하는데 문제가 없다. 영어는 대부분은 다 알아듣지만 스피킹 속도는 아직 듣는 수준을 따라가지는 못한다.


두 언어를 함께 들으며 지냈지만, 각각의 언어 습득을 방해하거나, 모국어를 제대로 습득 못하는 불상사는 없었다.   


가끔, I am 콜록킹 (콜록 ing) 이런 식으로 한국말과 영어를 애매하게 섞어 쓰는 경우긴 보이긴 하지만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즉, 미취학 아동을 위한 영어는 가정에서의 교육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물론 외부에서의 플러스알파의 자극이 있으면 더 좋겠지만.


물론, 영어에 자신이 없는 부모들은 어려워할 수 있지만, 아이들에게 해주는 생활영어나, 아이들이 흥미를 갖는 영단어는 크게 어렵지 않다.


일반 유치원에 4-5배가 비싼 영어유치원.


나라면 그 돈으로 영어 스토리북 (중고)을 한 달에 5만 원 정도 (20-25권) 사주고, 영어와 관련된 더 많은 체험을 시켜줄 것이다.


엄마가 아이와 함께 영어를 공부하는 것도 좋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가고 학원에 다녀도 부모의 역할은 상당히 중요하다. 초등영어학원에서 수업했을 때, 부모가 책의 내용을 다 알고 함께 과제를 해주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의 수업 참여와 언어를 받아들이는 효과는 상당한 차이가 났다.


영어유치원에 보낼 만큼 여유가 있다면 why not?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 돈을 다른 곳에 더 투자하겠다.


키즈카페에서 노는 션


4. 방과 후 과정의 유무


내가 고려하던 어떤 대학 부설 유치원은 5세를 위한 방과 후 과정 모집을 안 한단다. 집 앞 병설유치원은 방과 후를 단 두 명만 신청할 수 있단다.


그럼 나는 안 보낸다.


많이 보고 배우고 들을 나이, 점심 먹고 1시에 끝나서 집에 와서 뭐하나? 마가 놀아주는데도 한계가 있고.


아이의 배움만큼이나 엄마의 삶의 여유도 중하다. 아이와 오랜 시간 함께 있는 것보다, 짧은 시간이라도 퀄리티 타임을 보내는 것이 더 중요한 것처럼. 


이 학원 저 학원 버스 타고 다니는 것보다 유치원에 머무르며 방과 후 과정을 들을 수 있는 곳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려 한다.


5. 교사의 근속연수


유치원 정보를 검색할 때 교사의 근속연수가 나오는데, 나는 그 정보는 대충 읽어보되 크게 고려하지는 않았다.


선생님의 역할은 상당히 중요하지만, 다른 고려할 사항도 많은데 누구 몇 년 일했고 하는 것까지 하나하나 보기 힘들뿐더러, 어떤 선생님이 우리 아이 담임이 될지는 어차피 운에 맡겨야 하는 것이므로.


6. 카페의 후기를 참고할 때


지역 맘 카페 엄마들의 후기를 꼼꼼하게 읽어볼 때 유치원의 장점보다 단점을 더 제대로 체크해야 된다. 대부분의 무난한 엄마들은 자신들이 보내는 유치원에 만족하는 편이라 좋은 점을 강조한다. 그런 후기만 보면 안 된다.


많은 후기와 의견 중 별로이거나 안 좋다고 느꼈던 점을 잘 생각해봐야 한다. 엄마들이 불만을 가졌다면 그것은 그 엄마가 유난이라서가 아니라, 정말 그게 안 좋기 때문인 것이다.


에어비앤비나 한인민박 같은 곳에서 집을 고를 때도 마찬가지인 게, 이용객들이 별로였다고 느낀 것은 진짜 불편했던 것이다. 괜히 비방하며 시비를 거는 것인지 진짜로 이것 불편함을 느꼈던 것인지는 파악하기 어렵지 않다.


유치원이 다 좋은데 시설이 너무 낡거나 어둡다거나, 아이들 버스 탑승하는 곳이 따로 마련되어있지 않아 걱정이 되었다거나, 방과 후 과정이 흥미롭지 않거나의 단점에 대한 후기들은 신중하게 고민해보는 게 중요하다.


함께 예술혼을 불태우는 우리


마지막으로,


다른 사람이 혹은 기관이 내 아이의 교육을 대신 잘해주거나, 내 아이의 발달과 성장을 잘 챙겨줄 거라는 기대를 하면 안 된다.


부모는 아이 교육의 주체이고, 하루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유치원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래도 부모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유치원에서 먹는 한 끼보다 가정에서의 아침저녁이 더 중요하고, 선생님과의 교감도 중요하지만 부모와의 제대로 된 애착형성이 더욱 중요하다.


나도 아이가 다섯 살이 되면 무엇을 함께 할까, 어디에 무엇을 보고 경험하러 다닐까 매일 즐거운 고민을 한다. 아이 유치원 끝나고 맛난 간식을 준비해서 반겨주고, 유치원에서 뭐가 즐거웠는지 이야기들을 생각에 벌써부터 설렌다.

언제 이렇게 컸는지 뭉클하다.


제발, 내가 원하는 유치원에 보낼 수 있길! 모든 부모들, 모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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