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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쏭 Jan 25. 2023

또다시 시험기간의 갈등

정말 나의 길인가


다른 과목 시험을 50일 정도 앞두고 있다.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것인 시험공부. 지난번 한 과목을 재시험으로 합격한 이후 막상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나님과의 관계, 예배의 자리, 개인 말씀 묵상과 기도 시간들, 다음 시험에는 무조건 그 어느 것 하나 포기하지 않고 잘 해내리라 다짐했다.


막상 시험이 50일 앞으로 다가올수록 어떻게 하면 교회 모임에 하나라도 더 빠질 수 있을까 고민이 되었다. 시간 매니징만 잘하면 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지금 스마트폰 보고 있을 시간에 공부 조금 더 하면 되는 줄 알면서도 왠지 모르게 뭔가 삶 자체가 벅차게 다가왔다.


공부는 그냥 하면 되는 것인데 꼭 시험 기간만 되면 이게 정말 나의 길인가 고민하게 된다. 내가 평생 직업을 하나쯤 선택할 수 있다면 나는 글을 쓰고 싶다. 글로서 나 자신의 부족함과 연약함, 아픔과 상한 마음을 정직하게 털어내고 싶고, 무엇보다 하나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이를 통해서 누군가에게 공감과 위로를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소망과 함께.


사실 현재 일과 직장에서는 애석하게도 그저 현상 유지만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마치 고인 물처럼 가만히 있고 싶달까. 물론 하나님께서는 자꾸만 내가 더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시고, 그러기 위해서는 현 회사 특성상 나 자신만의 업무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문제는 정작 별로 그러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하나님 앞에서 부끄럽고 사람들에게 미안하지만 말이다. 이 부분은 그 누구보다 나 스스로 굉장히 답답한 부분이기도 하다.


직장 다니고 시험공부를 하면서 느끼는 나의 부족함이 때론 나에게 글을 쓰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고 하나님을 향한 믿음과 사랑이 진짜인지를 확인하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시간이 없고, 스트레스받고, 어렵고 중요한 일들이 있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특히 더 그렇다. 하나님을 향한 나의 사랑은 물론 진심이지만, 하나님이 나를 향하신 사랑만큼 진심일 수 있을까. 열일 재치고 수요예배를 드렸을 때 하나님이 자꾸만 하나님 마음과 음성을 들려주시는 것, 그저 하나님 찬양하는 것이 좋아서 하나님을 찬양할 때 계속해서 기쁨을 주시는 것,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친구들을 돌아봄을 통해서 그 사랑이 반사되듯 오히려 내가 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에 깊이 잠기는 것.


시험기간의 갈등의 결론은 깔끔하다. 몸부림치며 하나님 앞에 더 나아가야 한다는 것, 나의 길인지 아닌지 확신이 없어도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글쓰기에 오히려 원동력이 된다는 것. 모두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결코 내 힘으로 다 할 수 없기에 내일 예배에 가서 더 기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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