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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쏭 Jan 26. 2023

인생의 자국들

It's not your fault.


그저 아직 퀘스쳔으로 남아있는 인생의 수많은 질문들 중 하나로 여기며 살고 있는 무언가가 있었다.


수요예배 전에 어떤 친구와 잠깐 만나 이야기하다가 친구가 ‘자국’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살다 보면 작은 상처를 받기도 하는데 그게 쌓이고 쌓이면 자국으로 남는 것 같다고. 한 번도 ‘자국’이라는 표현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친구와의 짧은 대화는 꽤나 긴 여운을 남겼다.


수요 예배에 가서 기도를 하는데 내 인생의 자국들이 너무 아프게 다가왔다. 하나님이 내 손을 꼭 잡으시더니, 친히 무릎을 꿇으시고 같이 울면서 내 인생의 자국들을 다 닦으시는 거다. 그리고 말씀하셨다. 나의 그 자국들로 인해서 나는 세상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누군가의 삶을 살리는 사람이 될 거라고.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그냥 울었다. 목사님께서 안수기도 해주시면서 “하나님의 영광이 삶에 가득하기를, 하나님과 함께 걸어가는 사람이 되기를, 하나님께서 위로해 주시기를”이라는 기도를 해주셨다.


하나님의 위로가 마음에 가득 찼을 때, 그 어떤 자국도 누구의 잘못도 아니지만 더군다나 나의 잘못은 결코 아니라고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눈이 부시도록 하나님의 빛을 비추시며 이제 빛으로 나아오라고, 나와 함께 일어나 걸어가자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수요예배 기도 시간은 언제부턴가 내 기도보다는 다른 사람들 중보기도하기로 하나님과 암묵적으로 약속한 시간이었다. 하나님은 결코 “다 울었니? 이제 할 일을 하자”라고 말씀하지 않으셨다. 나를 하나님의 동역자와 중보자로 부르시기 이전에, 하나님은 나를 사랑하는 자녀로, 친구로 부르셨음을 다시 한번 확신하며 감사한 시간이었다.


“나의 사랑하는 자가 내게 말하여 이르기를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아가‬ ‭2‬:‭10‬ ‭KR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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