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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쏭 May 24. 2023

우산 아래에 있으면 안전하다

비 오는 니스


기대하고 고대하던 프랑스 니스 여행을 갔다. 니스를 떠오르면 바로 생각나는 것은 남프랑스 느낌, 끝없이 펼쳐진 해변에 파라솔이 잔뜩 펼쳐져 있고 사람들이 해수욕하고 있는 풍경을 상상하고 기대했다. 하지만 이번에 방문한 니스 여행은 습기 가득한 여행, 심지어 비까지 많이 내린 여행이었다.


유럽은 비가 워낙 자주 오기도 하지만 그래도 여름 바이브가 시작되는 5월부터 가을의 마무리 9월까지는 어느 정도 날씨가 맑은 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웬걸, 니스 여행 가기 직전부터 날씨를 확인해 보니 계속 흐림과 비로 뜨는 것이다. 에이 그래도 괜찮겠지 하면서 우산을 챙기지 않았다.


도착한 날, 하늘은 역시나 흐렸다. 점심도 제대로 먹지 못한 상태라서 배가 너무 고파서 맛있는 저녁을 얼른 먹고 싶었다. 하지만 찾아둔 맛집들은 모두 낮에는 브레이크 타임이 있고 7시에 재오픈을 하는 것이었다. 5시쯤이었는데 7시까지 기다리기에는 도무지 배가 고파서 힘들 것 같았다. 아무 식당이나 급하게 찾아서 가서 파스타를 먹었는데, 시장을 반찬으로 먹긴 했지만 솔직히 별로 맛이 없었다.


여행을 오긴 왔는데 기운이 쑥 빠지는 느낌이었다. 예기치 못한 일들이 때론 있는 것,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들이 발생하는 것, 모두 결코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인생이란 그런 것 아닐까.




다음 날이 되었는데 아침부터 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우산이 없어서 나오자마자 당장 가장 가까운 슈퍼로 달려가서 10유로를 주고 우산을 구입했다. 우산은 사이즈도 크고 튼튼했다. 우산을 쓰니 여전히 비가 많이 오지만 안전하다 느껴졌다.


우산 아래에 있으면 안전하다 느끼는 것처럼, 나의 삶 역시도 하나님의 은혜 아래에 있을 때 안전하다 느낀다. 그 어느 것 하나도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세상살이에서 아무리 세상 풍파가 몰아치더라도 하나님의 그늘 아래에 있기만 하면, 그 손안에 있기만 하면 내 영혼은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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