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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쏭 Jun 01. 2023

잔디와 잡초

정원 관리


주말을 앞두고 직장 상사분과 이야기하다 주말 계획이 있으시냐 여쭤보았다. 집 앞 쪽과 뒤쪽에 있는 가든 정리가 주말 계획이라고 하셨다. 영국의 하우스 (단독 주택)의 경우 으레 정원이 딸려 있는데, 정원 있는 집이라고 하면 낭만 있고 근사하지만 정원 관리라는 혹독한 임무가 따라온다. 정원 관리를 조금이라도 소홀하면 잡초가 무성하게 자란다고 한다. 정원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잡초가 무성하게 버려둘 경우 벌금까지 내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정원 관리라는 혹독한 임무가 따라올지라도 집을 사고 싶긴 하지만 말이다. 


지금은 플랏에 살고 있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하우스에서 계속 살았다. 70대의 집주인 할머니는 토요일 아침이면 아침 일찍부터 정원에 나가서 정원 관리를 하곤 하셨다. 아침 8시쯤 느지막이 일어나 보면 이미 정원 관리를 마무리하고 외출 준비를 하시던 할머니의 모습이 눈에 아련하다. 


잡초의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게 잔디를 다 죽여버리고 잡초로 가득해지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신앙생활이라는 것도 마치 정원 관리와 똑같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을 처음 만나고 알기 시작할 때,  나의 영혼은 새 사람이 되어서 정원에 잔디가 가득하다. 하지만 잡초와도 같은 인간의 본성과 죄악이 나도 모르게 내 안에 계속해서 자라나면, 하나님의 은혜로 자란 잔디를 무색하게 만들어버리는 것 같다. 


신앙생활은 정원 관리와 같다. 내 안의 무성한 잡초 같은 나의 본성을 계속해서 관리하는 것. 하나님이 주시는 성령의 열매를 계속해서 맺을 수 있도록, 잔디가 잘 자라도록 물을 주고 관리하는 것. 


하나님의 은혜 아래 거하며 계속해서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것만이 최선의 정원 관리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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