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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쏭 Jul 18. 2023

공허함 때문이었다

삶의 기록


계속해서 블로그를 하고 글을 쓰는 이유를 문득 생각해 봤다. 긍정적인 순기능으로는 끊임없이 기록할 수 있다는 엄청난 효과가 있다. 사실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음에도 나에게는 이유가 필요했다. 이렇게까지 영국에서 내가 열심히 살아가는 이유, 이 삶을 선택한 만큼 포기한 많은 것들에 대한 보상 심리, 이상과 너무나 큰 괴리감이 느껴지는 내 현실의 삶을 부정하고 삶을 포장하고 싶은 어느 정도의 마음.


왜 사는 걸까. 삶을 포기하고 싶어서 하는 생각이 아니라 나에게는 늘 이유가 필요했다. ‘그냥‘ 해야 되니까 하고 ’그냥’ 태어났으니까 살아가는 것은 내가 납득할 수 없는 나의 삶이었다. 삶에 대해서 치열한 고민이 있는 만큼 어쩌면 더 보람차게 살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결국 모든 것이 다 공허함 때문이었다. 하나님 한 분만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나의 이 공허함 때문에 나는 늘 무언가 해야 할 일을 찾아 나서고, 누군가에게 인정을 바란다. 그 불안과 공허함으로 어쩌면 그 모든 기록을 써내려 갔는지도 모른다.


나는 ‘잘’ 살아보고 싶었다. 그렇게 계속해서 내가 ‘잘’ 살고 있는지를 계속해서 스스로 점검하고 또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었다. 하지만 잘 살고 못 살고의 기준은 무엇이며 감히 어떠한 삶이 고작 그 정도의 평가를 받아 마땅한가. 그저 하나님 안에서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되는 것인데, 자꾸만 나는 욕심을 낸다.


처음부터 내 삶이 내 것이 아니라 내 삶이 주의 것임에도 불구하고. ‘내 삶은 주의 것’ 찬양 들으면서 도서관으로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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