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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쏭 Jul 18. 2023

좋으신 하나님

끝끝내 드리는 고백


만학도의 삶이란. 퇴근하고 저녁은 간단히 먹고 도서관에서 가서 공부를 하고 가벼운 산책을 하고 집에 돌아오니 어느덧 밤 10시가 되었다. 30대에 접어들어 새로운 공부를 하려니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어느 날은 문득 20대에는 공부 안 하고 대체 무얼 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20대 때도 참 부지런히 최선을 다해서 살았다고 믿었는데 말이다.


작년부터 공부를 시작하고 작년 여름 공부와 시험은 거의 죽을 쑤다시피 했다. 가을 겨울에 들어서야 겨우 공부하는 감을 잡고, 풀타임 직장인으로서 자격증 공부하려면 어떻게 멘탈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써야 하는지 체득하게 된 것 같다. 작년 겨울 시험 과목 하나 패스, 올해 봄 시험 과목 하나를 패스했다.


여름이 되어 다시 시험을 준비하면서 보아하니, 여름은 놀기도 좋은 계절이지만 공부하기도 좋은 계절이었다. 확실히 해가 길어지니 아침에 일어나기도 덜 몸이 무겁고, 저녁에 공부를 하고 도서관을 나와도 바깥이 환하니 한결 기분이 낫다.


당장의 현실은 달라지는 것이 없을지라도 공부하면 미래는 달라질 거라고 믿으며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 요즘 나의 삶을 돌아보면 결코 '좋으신 하나님'이라는 고백이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 나오지가 않는다. 찬양을 묵상하고 부르면서 찬양은 늘 기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찬양 가사 속에는 그 어느 곡에도 내 인생 잘 풀리게 해달라거나 시험 붙게 해 달라는 가사는 없는 듯 보였다. 오로지 선하신 하나님, 아름다우신 하나님, 좋으신 하나님을 찬양하는 가사만 귀에 쏙쏙 들어왔다.


주일에 하게 될 찬양 '좋으신 하나님' 찬양을 묵상하면서 끝끝내 '하나님은 선하시고 좋으신 하나님입니다.' 다시금 고백하게 되었다. 나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도, 갈등이 풀리지 않아도, 현실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더라도, 결코 이것이 하나님의 선하신 본연을 바꾸지는 못한다. 어떠한 상황과 삶 속에서도 하나님의 선하심을 찬양하는 것이 이런 걸까. 아버지 되시고 자녀 삼아주신 그 은혜만으로도 정말 만족하고 있는가. 삶 속에서 그 선하심을 정말 믿고 있는가를 내 마음을 계속해서 돌아보게 하는 눈물이 멈추지를 않는다. 그래서 더욱이 노래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끝끝내 드리는 고백일지라도 하나님은 모두 받으시기에. "좋으신 하나님, 좋으신 하나님, 참 좋으신 나의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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