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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oom Jul 07. 2021

옳은 것 과 즐거운 것

고쳐주기 싫은 고쳐야할 것 들

말을 하기 시작했어.

조그마한 입으로 말을 하고 종종 머리가 입을, 입이 머리를 따라오지 못하는지 어딘가 허공을 응시하며 다음 단어를 찾으며 눈을 크게 뜨는 내 아이.


아무생각 없이 사용하던 단어들이 아이의 입에서 조합이 되어 나오면 '아무래도 천재인 것 같다'고 탄성이 터져나오기도 하고 어의없는 조합에 웃음이 터지기도 하는 요즘.


관심을 보이지 않던 히어로물에 갑자기 빠져서 가상의 레이져검을 허공에 '얍얍' 하고 휘두르고 멀리멀리 공을 던지고 빠르게 뛰어가고 제법 사내아이다운 행동을 시작했어. ('사내아이다운' 행동에 대해서도 글을 쓰고 싶은데 생각난 김에 다음 글감으로 저장)


본인이 생각할때 근사한 행동을 하면 엄마를 돌아보며

" 내 실력이 어때?" 라고 묻고 난 "실력이 굉장해!"라고 답을 한다.

사실 둘 다 (현실)구어체에서 많이 사용하는 단어가 아니라 잡아줄까하다 귀여워서 그리고 즐거워서 둔다.

검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아, 나에게 좋은 계획이 있어!" 라는 말도 종종 사용.


이 외에도 

고맙다고 했을때 "뭐얼~" 이라면서 쑥스러운 표정 짓기

장남감을 만져도 되나 물었을때 "당연하지 그렇고 말고"

물건을 두고 나왔을때 "아 깜박했다!"


갑자기 뮤지컬 세계관으로 빠지는 듯한 말투와 제스처를 사용해서 웃음을 줄 때가 많다. 말을 가르칠때 지적을 하면 흥미를 잃거나 위축될 것 같아서 아이가 무언가 말을 하면 명확한 발음으로 한번 더 반복해 주며 가르쳤다. 아가 "듀듀" , 나 "쥬스 줄까?" 같은 식.


이젠 꽤 발음도 많이 늘고 문장도 잘 완성하니 발음 교정은 많이 필요 없어졌다. 이젠 어휘나 상황에 적확한 표현을 가르치고 싶은데 한편으로는 곧 사라져버릴 날것의 그것이 너무나도 귀엽고 사랑스러워 가르치고 싶지 않아 큰일.





아이가 자주 사용하는 표현 중에 좋아하는 것.

떨어져있다 만났을때 "얼마나 보고싶었다고!"라고 외치며 다다다 안기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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