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loom Jul 30. 2021

그냥, 지금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행복을 위하여

작년 이맘때 "내년에도 설마 안 끝나는 거 아니니?", "설마 21세기인데" 라며 농담을 주고받던 나 자신 반성해. 말이 씨가 되었고 오히려 코로나는 더욱 기세 등등해졌다.


 바야흐로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여 집콕하며 생활하고 쉬는 것에 더해 집콕하며 즐기고 풀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효율적인 업무와 휴식을 위해서는 공간의 분리만큼이나 공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나에게는 살짝 버거운 일. 우리 사이에 'TV 방'이라 불리우는 애써 신경써 가꾸지 않던 공간 정비 캠페인을 벌였다.


글을 쓰고 있는 이 시각의 모습

아들과 남편을 모두 해치우고? 고요한 밤.

TV 방 에어컨을 엄청 엄청 세게 틀어서 오들오들 담요를 덮고 음소거로 눈 오는 핀란드 풍경을 보고 있다. 여기는 대한민국 서울시.. 방구석 아, 아니다 핀란드다 핀란드다. 음악은 LP플레이에서 흘러나오는 쳇 베이커 님 그리고 샴페인 잔의 막걸리 굉장히 부조화스럽고 특별하다.

읽고 쓰기 좋다.


물론 이 공간에서 내일 낮이 되면 핑크퐁 또는 미니 특공대가 틀어지고 누군가 광선검을 휘두르겠지만.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모두가 조금씩 인내하며 조금의 답답함 그냥 저냥 안고 살고 있는 요즘. 더 열심히 더 치열하게 사이사이 발 딛고 있는 그 자리에서 소소한 대충의 행복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는 지금, 대충은 행복한 기분이 드는 밤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여행, 그 강렬한 기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