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의 편지들을 읽으며 깔깔거리다가 문득 돌아가신 외할아버지가 생각났다.
한평생 사랑이 많으셨던, 30대의 나에게 우리 강아지라고 불러주시던
무엇이든 내어주시고 가족이 먼저이던 우리 집 대장.
웃고 있는데 파도처럼 코가 매워지는 그리움이 덮쳐올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비가 쉼 없이 내려
언니야 잘 있었어? 형부도 안녕하시고 집안도 안녕하시리란 생각이 드네.
우리도 대장부터 그에 졸개들까지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어
이모는 형부에게도 할 이야기가 많았었나 보다
자기 옷을 입고 학교에 갔다 왔더니 구김 갔다고 화를 내면서 자기 옷과 분리해서 입재요.
그러면서 나한테 뻔뻔스럽기 짝이 없대요.
정말 언니치고는 고약스런 언니예요.
오늘은 과 애들이 무어라고 한 줄 아세요?
월요일부터 누구한테
( 총각교수: 어떤 여학생은 졸업하고 나서 갈 곳 없으면 선생님한테 시집가겠으니 기다려주세요라고 함) 잘 보이려고 그렇게 예쁘게 입었냐고 그래요.
사실 말이지 전 얼굴은 예쁘지 않지만 옷맵시는 괜찮은 편이에요.
예쁘지 않은 옷도 제가 입으면 괜찮아요.
우리 아버지도 저한테 날씬하다고 그랬거든요.
형부 저 속없다고 생각하세요?
우리 엄마도 나한테 가끔 속없다고 해요.
며칠 전에 나의 반쪽인 친구다 보내온 싯귀가 생각나는군요.
솔직을 증명하진 말아요,
우린 늘 솔직하니까.
모두 환갑을 넘긴 어른들은 늘 어른이였을 것 같은 고루한 기성세대로 느껴지지만
사실 낭만의 시대를 누구보다 낭만적으로 살아내셨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