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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길의 마음

이다혜

by 노마드


‘Dum spiro, spero. 삶이 있는 한 희망도 있다.’고 역설한 키케로의 말을 곱씹고 또 곱씹어 잘근잘근 분해해 보면 드는 의문이 있다.


일단 살아 있어야 하고, 희망이 있어야 한다는. 얼핏 보면 당연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리 쉽지만은 않은.


단어 하나로 보듬을 수 없는 우울을 앓을 때. 문장 하나로 안아줄 수 없는 상처를 입었을 때.


사람이 완전히 무너지는 건, 과거의 아픔도, 현재의 고통도 아닌, 미래의 상실. 정확히는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어버릴 때라고 했던가.


그리 하여, ‘하하하하하하하‘라는 어처구니없는 문구가 마포대교 난간에 덩그러니 박히게 되었다. ‘자살’을 뒤집으면 ‘살자’라는 웃음도 안 나오는 문구가 공익광고에 무책임하게 쓰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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