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너무 가까워 그을음만 남기거나 너무 멀어 때론 설익는다. 부드러운 기름 펴 발라 서로 숨 쉴 틈 조금 열어두면 그제야 나눌 수 있는 인간관계. 설령 윤활유가 다 떨어지고, 팬과 음식이 선반과 식탁으로 분기하듯, 팬은 팬대로 남고, 음식은 음식대로 떠나더라도, 그 작은 틈 하나의 그리움, 그 작은 틈 하나의 추억이 남아 우리를 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