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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라이세이 Nov 19. 2017

나의 스토리텔링 1, 2

하루짜리 중요성, 몇 십분짜리 중요성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자기소개서를 쓸 때도, 컨텐츠를 팔 때도, 수업 발표를 할 때도.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고 한다. 나는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사람인가?


고등학생 때다. 국어시간이다.


주제가 뭐였더라? 무엇 때문인지 기억나지 않는데 이야기를 하나 지었다.


수업 주제가 이야기 창작이었던가? 나의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신화의 주인공들이었다.


신화를 만들어보는 것이었던가? 향수의 탄생신화였다. 페레가모, 불가리... 생전 써본 적 없는 향수의 브랜드들이 주인공이었다.


향기를 내뿜는 나무와 하늘 위에서 이것을 지켜보는 신이며, 신의 울음이며, 울음에 배인 향기며... 정확한 내용은 생각나지 않는다. 어떤 향기인지 맡아본 적 없지만 글에서 향기를 내뿜는게 목적이었다. 어떤 주인공은 은은했고, 어떤 주인공은 강렬했다.


국어선생님이 교탁 앞으로 불러냈다. 내가 지어낸 이야기를 읽었다. 교실엔 향수 냄새로 가득했다. 적어도 내 생각엔.


제출 하루 전 써낸 이야기였다. 내가 기억하는 나의 스토리텔링은 하루 전에 쓰여졌다.


하루짜리 스토리텔링이 있다. 사람들은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하루짜리 중요성도 있다. 나는 스토리텔링이 가능은 한 사람인가 보다. <나의 스토리텔링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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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자기소개서를 쓸 때도, 컨텐츠를 팔 때도, 수업 발표를 할 때도. 스토리텔링이 중요하다고 한다. 나는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사람인가?

대학교 1학년 때다. 글쓰기 시간이다.

조별로 '만일 ~라면'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짓는 것이었다. 우리 조는 내가 냈던 '만일 이름이 중복허용 되지 않는다면'을 주제로 잡았다.

으레 많은 조모임이 그렇듯, 조모임에서 조가 모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야기는 써내려가야만 했다.

이름이 중복되지 않아 이름 그 자체가 자신의 정체성인 세계. 이름을 가지기 위해 의뢰하는 이름 사냥꾼. 잃어버림 동생의 이름을 찾기 위해 나선 주인공... 결국엔 제출 직전 쉬는시간, 강의실 옆 복도 의자에 앉아 다 써내려갔다. 혼자서. 기억해보니 그 옆자리에는 3학번 차이가 나는 선배가 자소서를 쓰고 있었던가.

꽤나 좋은 평가를 받았다. 훗날 교수님의 블로그를 들어가게 되었는데 지금까지 수업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를 써낸 예시로 나의 이야기를 들고 계셨다. 이전 과제에서 아무 내용이나 써도 된다고 '...'을 써서 냈다가 혹평을 받았던 것과는 달리.

제출 직전 써낸 이야기였다. 내가 기억하는 나의 스토리텔링은 몇십분만에 쓰여졌다.

몇십분짜리 스토리텔링이 있다. 사람들은 스토리텔링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몇십분짜리 중요성도 있다. 나는 스토리텔링이 가능은 한 사람인가 보다. 이제 곧 몇 분짜리 스토리텔링이 나오겠지. 몇 분짜리 중요성이 보이겠지. <나의 스토리텔링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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