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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라이세이 Sep 29. 2019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자기소개서 : 본인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쓰시오(1500자)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일단, 목이 마릅니다. 전날 밤에 미리 채워둔 물병의 물을 몽땅 마셔버리게 되죠. 참, 이렇게 5시에 일어나려면 우선 알람은 2개 정도가 동시에 울려야 합니다. 침대에서 손이 닿는 거리에 하나, 침대에서 일어나야만 손이 닿는 책상 위에 하나. 침대 옆의 알람을 먼저 끄고, 억지로 침대에서 벗어나 책상 위의 알람을 끄는 것으로 새벽 5시에 기상을 하는 것입니다. 이때 꼭 방 불을 켜주셔야 합니다. 안 그러면 금방 또 잠에 빠져들 준비가 완료되는 것이거든요. 방 불을 켰다고 해도 정신이 곧장 차려지는 것은 아닙니다. 약 10분 정도 잠에서 허우적거리는 본인을 발견하실 수 있죠. 그리고 억지로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 용무를 볼 때쯤이 되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정신 상태가 됩니다. 저의 경우에는 그렇죠. 씻고, 나갈 준비를 마치면 5시로부터 30분 정도가 달아난 시간이 됩니다. 저는 요즘 이 시간에 집을 나섭니다. 15일 정도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면 무슨 일이 벌어지냐고요? 글쎄요, 하루가 조금 더 길어지고, 피곤해집니다. 분명 지하철 첫 차를 타는데, 이미 지하철에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덕분에 이 시간에 일어난 승자의 여유를 만끽할 여유는 없죠. 그래도 15일 동안 꾸준히 새벽 5시에 일어나는 중입니다. 이런 ‘성실함’을 바탕으로 제가 지원한 ㅇㅇ직무의 ㅇㅇ한 일을 잘 해낼 수 있습니다, 따위의 역량 강조는 보통 취업 자기소개서에서 제가 작성하던 포맷의 일종입니다. 순서가 조금 바뀌긴 했습니다. 저는 이러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지원자입니다. 그 예시로 이런 경험을 했습니다, 의 순서가 더 전형적이죠. 뭐 이러나저러나 이것은 취업 자기소개서는 아니니 15일 동안의 5시 기상을 한 저를 소개하면서 제가 어떤 일을 더 잘 해낼 수 있는지 억지로 강조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5시에 기상을 하면 전날이 달라지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매일 지하철 첫 차를 타야만 시간 안에 갈 수 있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전날에 미리 준비해두지 않으면 이 시간이 너무 허무하게 사라지기도 하거든요. 해서 전날에 미리 입을 옷을 준비해두고, 챙겨야 할 것들을 가방에 넣어둡니다. 그렇게 다 준비해두고 밤 11시가 되면 불을 다 끄고 잠을 잡니다. 밤 11시에서 새벽 5시. 6시간의 수면은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더 잠을 자면 좋겠지만 수면 시간을 늘리면 다른 일을 할 시간적 여유가 너무 없어집니다. 그렇다고 이렇다 하게 다른 일을 할 것이 없지만 말입니다.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는 중입니다. ‘미라클 모닝’이라는 책을 읽고 시도해봐야겠다 생각한 적은 있었지만, 실제로 5시에 일어나는 것은 ‘백일 간의 약속’이라는 다이어트 프로그램 때문입니다. 덕분에 미라클 모닝도 100일간은 강제로 할 예정입니다. 하루가 조금 더 길어지고, 몸은 더 피곤해졌지만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는 조금은 부지런한 제가 된 지 15일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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