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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라이세이 Nov 24. 2020

달콤한 단잠의 여운

짤막하게 눈을 감고 뜬다. 10분 정도의 시간이다. 자리에 앉아 잠시 동안 전화가 울리지 않은 동안만, 다른 사람이 나를 찾지 않기를 바라며 앉은 상태로 눈을 감는다. 손목시계에 진동으로 맞춰둔 타이머가 울릴 때까지만 아무도 나를 방해하지 말아라, 말아라, 말아라.

성공리에 타이머가 울린다. 눈을 뜬다. 잠시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입맛을 다신다. 앗, 달다. 잠깐 단잠을 자는 동안에 단 맛이 입에 남았나 보다. 그래, 안다. 단잠의 '단'은 '달다'의 단을 쓰는 게 아니라는 것쯤은. 그래도 단잠은 달콤하다. 그리고 그 달콤함의 여운에 힘 입어 다시 일을 시작한다. 누군가가 당 떨어질 때 먹는 초콜릿처럼 단잠은 나의 당분을 채워준다.

아, 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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