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농부 박영옥님의 책이다. 국내 주식투자자의 책 중 자주 언급되는 책이지만 직접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의 별명인 '주식농부'는 짐작 가능하겠지만 농부의 마음으로 기업과 동행하는 투자자이기에 붙은 별명이다. 실제 농부의 아들된 입장에서 관심이 가는 별명이 아닐 수 없다.
책은 여느 가치투자자의 이야기처럼 주식 투자를 해야하는 이유와 괜찮은 기업을 찾아 공부하고, 진득하게 기다릴 줄 알아야 함을 이야기한다.
책에서 언급되는 저자의 평균적인 '기다림'은 3~5년이다.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정성으로 보살피고, 결실을 이루는 과정이 적어도 3~5년이 걸린다는 설명이다. 이 시간을 기다리려면 '주식 체력'이 필요하다. '주식 체력'이라는 표현이 등장하진 않지만 읽은 내용을 돌이켜보자니 모두 '주식 체력'을 기르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단지 누군가 추천한다고 해서, 주가가 저렴해 보인다고 해서(이를테면 동전주), 차트만 보고서 투자해서는 홀라당 잃고선 '너는 주식같은거 하지마라.' 하는 어른이 되기 십상이다.
그게 아니라 공부를 해야 한다. 어떤 산업에 있는 기업인지, 산업의 흐름은 어떤지, 재무제표를 보는 것은 기본이고, CEO는 기업가정신을 가지고 있는지, 부동산을 가지고 있다면 그 가치는 얼마인지 근처 중개소에 묻기도 해야 한다. 이렇게 공부하는 시간이 박영옥님도 최소 6개월이 걸린다. 그래서 심심한 종목을 찾는다. 거래량도 많지 않고 주가 변동 폭도 크지 않아서 충분히 공부할 여유를 주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공부를 해서 동행할 기업을 찾는다면 고작해봐야 1년에 1곳 정도에 그칠 수 있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한다. 제대로 공부된 1종목이라면 집중투자 할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모두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허나 부자가 되는 길에 그 정도 시간쯤이야. 돈이 대신 일하겠다는데 말이야.
씨드발아(Seed 發芽), 재테크 관련 기록을 정리하는 내 폴더명이다. 씨드머니를 싹 틔우는 곳으로 '주식농부'에 빗대자면 나의 농장인 셈이다. 재테크 관련 책을 읽고 정리하는 과정도 씨앗을 뿌리고 가꾸는 과정이다. 그런 의미로 오늘도 하나 완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