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리티지. 유산이라는 의미. 내가 남길 수 있는 유산이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본다. 결국엔 글이 아닐까, 하는 생각. 어떤 식으로든 나는 글을 써야만 한다. 내가 남길 수 있는 것은 그것뿐이다. 결국 내가 가진 것은 이것밖에 없다는 생각을 한다.
Simple, But not simple.
여러 노트 어플을 전전하고 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어플은 '심플노트'. 2018년의 글이 남아 있다. 이때만 해도 참 쉽게도 글을 썼다. 이 어플의 이름처럼. 내 감정을 글로 표현하길 꺼리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뭐가 두려운지 쉽게 글을 쓰지 못한다. 계속해서 쓰지 않아 굳어버린 기계의 톱니바퀴처럼, 뻣뻣해진 근육처럼 글쓰기를 하는 나의 능력이 멈춰버렸다. 혹은 퇴화했다. 하지만 앞서 밝힌 것처럼 나는 결국 글을 써야만 한다. 내가 가진 것은 이것밖에 없으므로.
전전하고 있는 노트 어플이나 플랫폼이 많다. 구글 Keep, 구글 Docs, 노션, 옵시디언, 네이버 블로그, 카카오 브런치... 정착하지 못하고 이곳 저곳에 흔적을 남기고 있다. 언제 어디서 썼는지 나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어플은 기억한다. 몇 년이 지나고 문득 들어온 어플에서 맞이하는 나의 글들이 새삼스럽다. 아마 지금의 이 글도 나중에 언젠가 다시 꺼내볼 나의 유산이 되어 있겠지. 그렇다, 그런 운명의 글들을 새삼스레 다시 쓰는 것이다. 달지도 않고 쓰기만 한. 맛도 달지 않거니와 단골 가게도 없어 외상으로 달지도 못할 글들은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