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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라이세이 Jul 19. 2021

문돌이지만 검색은 잘 하니까, 파이썬!

#사진이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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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회사 몇 시간 가량 구글링을 하며 작업을 했다. 파이썬으로 사업자등록번호를 조회하는 일이다.


누군가 이쁘게 만들어 블로그에 공유해주신 실행파일이 있긴 했지만 괜시리 코드를 따와서 다시 만들어 보고픈 욕심이었다.


이건 모두 회사 시스템이 사업자 상태를 추적하지 못하는 탓이다. 폐업 여부와 같은 상태 변화를 추적하지 못한다. 국세청 정보를 연동하지 않고 시스템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최근 부가세법이 개정되면서 정보가 바뀐 곳들도 많지만 수동으로 체크하지 않고는 알 도리가 없다.


기술팀에 사업자 상태를 시스템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끔 해달라고 요청하였다. 마침 국세청에서 사업자등록번호를 조회하는 공공API를 제공하기 시작한 참이었다. 허나 경험적으로 내년은 되어야 시스템 반영 이야기를 꺼낼 것이었다.


해서 돌고 돌아 타겟이 되는 내가 우물을 팠다. 작년 여름에 잠시 배운 파이썬 내용을 그대로 떠올리긴 힘들었지만 코드는 이미 인터넷에 널려 있지 않은가.


약간의 시행착오 끝에 원하는 기능을 구현했다. 회사에서 전화 받고 치이는 업무에 비하면 즐거운 작업이다. 같은 이유로 엑셀VBA나 간단한 RPA를 만들어 업무에 적용한다. 엑셀에 넣은 수식은 지금 봐선 어떻게 떠올렸나 싶은만큼 방대한 것도 있다.


1, 2건이 아니라 만 건이 넘는 데이터를 하나씩 조회해야 함으로 파이썬으로도 2시간 넘게 걸리는 작업이었다. 아마 개발자가 코드를 짜면 이것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회사 개발팀은 언제쯤이나 요청을 반영할지 모르고, 그 사이에도 왜 제대로 체크를 안 하느냐는 화살은 내게 날아올 터였다. 그래서 그냥 문돌이지만 검색은 잘하는 내가, 1만 건 넘는 정보를 통으로 돌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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