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살 혼자 제주로 떠나는 수학여행 - 첫 번째 이야기

by 림부스

제주도 수학여행이라 하면 고등학교 시절을 떠올릴 수 있다. 학창 시절 유난히 전학을 자주 다녔던 나는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나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수학여행을 앞두고 전학을 가고 전학을 간 학교에서는 이미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다녀왔으니... 어쩌면 누구에게나 가장 익숙하면서도 자주 다니는 우리나라 대표 관광지이자 여행지인 제주도 땅을 불과 3년 전 28살 때 처음 밟아봤으니.. 이런 이야기를 들은 주변 사람들은 항상 말한다

"그동안 제주도 안 가고 뭐했어?"라고. 31살 남들보다 많이 늦은 대학교 졸업장을 받고 제주도로 나 혼자 길고 긴 뒤늦은 수학여행을 떠난 이유도 마찬가지다. 28살 처음 밟아본 당시의 제주도는 나에게 신선하게 다가왔다. 그때부터였을까? 제주도의 매력에 빠져버렸으며 제주를 떠나올 때는 아쉬움 가득한 마음으로 비행기에 탑승했다. 그 이후 제주도에 몇 번 다녀왔으나 코로나로 인하여 수입은 줄어들고 2년 넘게 제주도에 가지 못했던 나는 항상 제주도 사진을 보면서 제주 여행을 꿈꿔오고 있었다. 그리고 2022년 3월 2년 3개월이라는 기다림 끝에 혼자서 제주도로 길게 여행을 떠날 기회가 찾아왔으니 소풍을 떠나는 초등학생과 같은 설레는 마음을 안고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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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20220326_014420792.jpg 황금 로얄석
놓칠 수 없는 창가 자리 그리고 작은 에피소드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여행이라면 누구나 창가 자리를 선호하며 정말 놓칠 수 없는 자리다. 구름 위를 날아가는 바깥 풍경과 더불어 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 그리고 하늘 위에서 구름을 바라보며 떠나는 여행은 더욱 여행의 비행기 타고 떠나는 여행의 묘미가 아니겠는가? 특히 요즘같이 코로나 시국으로 해외여행을 자주 못 다니면서 비행기 타고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기회가 더 줄어들면서 비행기 창가 자리를 빼앗길 수 없었기에 전날 카톡으로 날아온 모바일 체크인 기능을 통하여 창가 자리 예약을 성공하였다. 이제 진짜 제주로 향한다는 설레는 마음으로 비행기에 탑승해 창가 자리에 앉아 에어팟을 꺼내는 순간 누군가가 나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청년! 미안한데, 자리 좀 바꿔주면 안 될까? 우리 일행이 바로 옆에 줄 창가 자리인데 혼자 떨어져 있어서"

'......?'


순간 고민을 했지만 보통 어르신들 부탁은 거절을 잘하지 못하는 타입이다. 더군다나 같은 창가 좌석이니 아무 상관없겠구나 생각하고 자리를 옮기고 바로 옆줄 창가 좌석으로 앉았다. 그러고 다시 에어팟을 꺼내려는 순간 또 다른 누군가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여기... 제자리인데..."

".....??????"


이 순간 나와 자리를 바꿔준 사람의 시선은 나에게 본인의 자리라고 말한 사람에게 향했으며 잠깐의 침묵 후 처음 나에게 말을 걸었던 어르신께서 일어나며 나에게 말하셨다.


"아이고! 청년 미안해! 내가 좌석 자리를 잘못 봤어! 다시 바꿔줄게!"

"네..."


이렇게 다시 나는 원래 좌석이었던 본래의 창가 좌석으로 다시 돌아갔고 이번에는 진짜 음악을 들으며 여행 떠나는 기분을 내기 위하여 에어팟을 꺼내었고 동시에 비행기에는 곧 제주공항을 향해 비행기가 이룩을 할 예정이니 모두들 안전벨트를 해달라는 안내멘트가 나왔다. 잠시 후 비행기는 우중충한 날씨였지만 제주도를 향해 속력을 내기 시작하였으며 힘차게 이륙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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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밍 놓치면 끝이다. 갈 수 있을 때 가자

원래는 나에 대한 보상으로 120만 원 상당의 시계를 구매할까 고민했었다. 그동안 명품에 관심은 없었고 그동안 지갑도 이마트에서 구매해서 사고 시계는커녕 핸드폰으로 보는 시계가 전부였기에 나에 대한 보상으로 '나도 한번 시계를 구매해볼까?'라는 생각이 들어 이것저것 알아보기 시작하였다. 마음에 드는 시계 디자인을 찾아 실제로 구매를 위해 매장까지 알아봤으나 자꾸 내 머리에는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지금 내가 이 시계를 사서 어디다 사용할 수 있을까? 시계 말고 남는 게 없을까?'

'이런 생각이 떠올랐고 잠시 나는 사진관에 앉아 또 고민에 빠졌다. 나는 사진을 찍는 사람이고 나에 대한 보상이지만 그래도 나에게 남는 게 있어야 할터.. '

이런 고민을 계속하던 와중에 잊고 있었던 제주도가 떠올라 급하게 추진하게 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또 다른 고민이 내 앞을 가로막았다.


'아니, 내가 사진관을 운영하는데 좀 긴 시간 가게를 문 닫고 가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잠시 고민에 빠졌다.


계속 고민을 해봐도 '그래 사진관 문 닫고 가자. 이때 아니면 또 언제 이렇게 가보겠어? 가서 평소에 알고 지내던 사람들도 만나고 나에 대한 보상이니 사진도 많이 찍고 맘 편히 다녀오자'라는 결심을 하였다. 여기서 재미있는 건 원래 나 스스로 계획했던 출발 이틀 전까지 숙소와 비행기표, 차 렌트를 예약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만큼 고민에 고민을 하여 떠난 제주 여행이다.

KakaoTalk_20220326_013531670_07.jpg 날씨가 흐리지만 마음은 좋았다.
KakaoTalk_20220326_013531670_02.jpg 내 짐은 언제나 오려나..
KakaoTalk_20220326_013531670_04.jpg 이 풍경 정말 보고 싶었다.
드디어 도착한 삼다수의 고장

기대하고 기다려왔던 삼다수의 본고장 제주도에 도착하였다. 옛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제주도에서 자주 들었던 음악을 들으면서 내 짐이 언제나 오려나 오매불망 기다리기 시작하였고 음악에 맞춰 신난 발걸음으로 공항을 빠져나와 렌트카 회사로 향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시간을 보니 오후 1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내 뱃속은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신호를 나에게 보내줬으며 제주도에 올 때마다 들렸던 나만의 맛집 '해녀 잠수촌'에서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하여 빌린 렌트카를 운전하여 이동하였다. 이렇게 나의 늦은 31살 제주도 수학여행의 이야기 '제주에서 만났네'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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