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동화] 엄마라는 이름의 옷

아이를 낳고 직접 키워보기 전엔 몰랐던 엄마의 무게와 진짜 현실 육아

by 스윗라임


항상 꿈꿔왔던 예쁜 옷이 있었죠. 꼭 갖고 싶은 반짝거리는 옷 말이에요.


그런데 어느 날 지나가는 옷 가게에 그것과 똑같은 옷이 걸려있는 게 아니겠어요? 기쁜 마음에 당장 가게로 들어갔죠.


가게 주인은 말했어요.

"이 옷은 너무 귀해서 미리 입어 볼 수도 없고 반품도 환불도 되지 않아요. 게다가 한번 입으면 계속 입어야 하지요"


혹시라도 옷이 몸에 맞지 않거나 입었을 때의 모습이 생각과 다르더라도 다시 되돌릴 수 없대요. 하지만 상관없었어요. 너무나도 꿈에 그리던 꼭 갖고 싶었던 옷이었거든요.

후회 따윈 없을 거라 말한 뒤, 옷을 받아 들고는 행복하게 집으로 향했죠. 빨리 입어보고 싶어 안달이 날 정도로 행복했어요.




하지만 직접 입어본 그 옷은 생각보다 크고, 무겁고, 불편했어요. 이제껏 입어온 옷과는 결이 많이 달랐죠. 이미 입었기에 다시 벗을 수 없는 이 옷은 나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았어요.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지요.


‘왜 이럴 거라고 아무도 얘기해 주지 않았지?’

‘나는 왜 이 옷이 어울리지 않는 걸까?’

‘정말 난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일까?’


미리 말해주지 않은 주위 사람들이 원망스러웠고 이럴 거라 예상하지 못하고 소화해내지 못하는 자신이 미워져 마음이 몹시 괴롭고 슬펐답니다.


그렇지만 이미 옷은 입어버렸고 주어진 현실은 피할 수 없었기에 마음을 다잡고 옷에 나를 맞춰 나가기 시작했어요.

누군가는 그 모습이 ‘잘 어울린다’, ‘예쁘다’고 했고 다른 누군가는 ‘잘하고 있어’, ‘대견해’라며 어깨를 토닥여 주었지요.



그런데 힘들더라고요. 버거웠어요.


항상 주인공으로 살아온 내 삶은 크고 무거운 옷에 가려 없어진 것 같았고, 그 무게에 눌려 하루에도 몇 번씩 주저앉고 싶었지요. 평생 벗을 수도 없는데 내가 언제까지 감당할 수 있을까 걱정만 하면서요.


그러기를 몇 날 며칠, 구석에 숨어 아무 말도 못 하고 혼자 흐느껴 울고 있었는데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벗어날 수 없다면 바꿔 볼 순 있지 않을까?’

더 이상 혼자서만 끙끙대지 않고 주위에 도움을 요청했어요.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찬 큰 소매와 치맛단을 돌돌 말아 접고 벙벙하고 커서 불편했던 허리는 라인을 잡아주었지요. 너무 많이 달려있어 무거웠던 장식들도 덜어내고요.


그렇게 온 동네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내 몸에 꼭 맞게 옷을 수선해 나갔어요. 바뀌어 가는 예쁜 옷을 맵시 있게 소화할 수 있도록 내 몸도 어여쁘게 가꾸고요.


그렇게 여러 번의 수선을 거치고 다시 거울 앞에 섰어요. 그제야 옷을 입고 잃어버렸었던 미소가 다시 피어났지요. 매번 상상만 하고 꿈꿔왔던 그 옷의 맵시가 살아나기 시작했거든요.


그럼, 지금은 어떻냐고요?


아직, 여전히, 옷도 나도 미완성이에요. 앞으로도 가꿔 나가야 할 부분이 많지요. 시간이 지나며 튀어나오는 실밥들도 정리해야 하고 지금의 옷이 다시 무거워지고 버거워지면 그때 또 내 몸에 꼭 맞게 옷을 수선을 해나가야 하겠지요.

하지만 이제 도움받는 법도 내 몸에 맞게 옷을 수선하는 법도 알았잖아요.


그래서 더 이상 처음처럼 두렵지는 않아요. 꿈꾸던 옷을 찾았고 가끔 버거울지라도 옷도 나도 모두 빛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중이거든요.


옷 때문에 나를 포기하지 않아도 되고 나 때문에 옷을 망쳐버리지 않아도 서로가 가장 아름다울 수 있도록 지금 우리는 이 순간을 가꿔 나가는 중이랍니다.


당신도 꿈의 옷을 발견했나요? 막상 입어본 그 옷이 생각과는 많이 달라서 어쩔 줄 모르고 방황하고 있나요?


하지만 너무 쉽게 좌절하고 슬퍼하지 말아요. 옷도, 나도, 모두가 있는 그대로 사랑스러울 수 있게 차분히 숨을 고른 뒤, 천천히 조금씩, 서로에게 맞춰 조율해 나가면 되니까요.

그럼 매 순간, 꿈에 그리던 행복한 나와 더 가까워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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