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카다브라(Abracadabra)’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단어다.
어린 시절 동화 속 마법사나 무대 위 마술사들이 신기한 트릭을 선보일 때 외치는 대표적인 주문으로, 이 말을 외치면 마법처럼 원하는 일이 이루어질 것 같은 환상을 주곤 했다.
하지만, 이 단어는 단순한 상상 속 마술 용어나 허구의 언어가 아니다. 로마 시대 의사 세레누스 삼모니쿠스의 저서에서 처음 등장했으며, 당시에는 질병을 물리치는 부적에 쓰이는 주문으로 사용되었다. 또한, 히브리어 어원으로는 “내가 말한 대로 창조하리라”라는 의미에서 유래되었다는 설도 있다.
흥미로운 점은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이 ‘말의 힘’을 인지하고 활용해 왔다는 사실이다. 우리 조상들도 “언령사상”이라 하여, 말에는 영적인 힘이 깃들어 있어 말한 대로 이루어진다고 믿었다. 이러한 말의 힘은 종교 속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말은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내면의 확신을 외부로 드러내는 창조의 에너지다. 단 한마디의 말도 사람의 기분을 바꾸고, 관계를 변화시키며, 때로는 인생의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말의 힘을 진지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말을 하며 살아간다. 그중 대부분은 무심코 내뱉는 말이지만, 이런 말조차도 자기 생각과 무의식에 서서히 스며들어 결국 현실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심리학에는 ‘자기 충족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이라는 개념이 있다.
이는 자신이 믿거나 자주 말하는 대로 행동하게 되고, 그 행동이 결국 예언처럼 현실이 되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나는 분명 잘될 거야”라고 자주 말하는 사람은 긍정적인 자기 암시 덕분에 자신감 있게 행동하고, 더 적극적으로 기회를 잡는다. 반면 “난 틀림없이 실패할 거야”라고 반복하는 사람은 두려움과 회피 속에 실제로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잔잔한 호수에 파문을 일으키듯, 부정적인 말은 마음의 수면 위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이 그림자는 점점 커져 자신과 주변 관계, 더 나아가 삶 전체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주변 사람에게 무심코 내뱉은 비난과 불평은 관계에 금을 가게 하고, 자신의 에너지를 고갈시키며, 결국엔 부정적인 현실로 되돌아온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의 심리학자 클로드 스틸(Claude Steele)이 수행한 자기 확언(Self-affirmation) 연구는, 말의 힘이 뇌와 심리에 얼마나 깊이 작용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긍정적인 문장을 반복한 참가자들은 스트레스 상황에 덜 민감하게 반응하고, 문제 해결 능력과 자신감이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특히 어려운 과제를 수행하기 전 자기 확언을 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오랫동안 집중하며, 실제 성과도 더 좋았다.
즉, 자기 확언은 단순한 긍정적 사고를 넘어 스트레스 완화, 집중력 향상, 문제 해결 능력 향상 등 실질적인 효과가 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나는 점점 나아지고 있다. 매일, 모든 면에서.” - 에밀 쿠에 -
프랑스의 심리치료사 에밀 쿠에는 환자들에게 아침저녁으로 위 문장을 20회씩 반복하게 했다. 그 결과 실제로 우울감과 만성 통증이 완화되었다는 사례들이 다수 보고되었다. 그는 언어의 반복이 뇌의 신경 가소성(neuroplasticity)을 유도해, 사고 습관과 정서 상태를 긍정적으로 재구성한다고 주장했다.
이 원리는 지금의 심리 치료에서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확언은 우리 안의 부정적인 나와 싸우는 무기다.
“나는 안 돼”, “나는 부족해” “나는 실패할 거야.”와 같은 말들은 반복될수록 마음은 닫히고 삶의 활력은 점점 고갈된다.
반대로 “나는 괜찮아”, “나는 충분해”, “나는 잘 해낼 수 있어”라는 확언을 입 밖에 내기 시작하면, 삶의 방향이 달라진다.
말은 진동이며 파동이다. “나는 행복하다”라고 말하면 그 말은 긍정을 깨우고, “나는 못 하겠어”라고 말하면 그 말이 부정의 진동을 일으킨다. 결국 우리가 무엇을 말하느냐에 따라 상황을 해석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똑같은 현실 속에서도 누군가는 ‘위기’를, 누군가는 ‘기회’를 보게 된다.
상황은 같아도, 그것을 바라보는 마음가짐이 모든 차이를 만든다.
실제로 사람의 뇌는 반복해서 하는 말을 현실로 인식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 자신이 반복해서 되새기는 말은 무의식에 각인되어 사고방식과 삶의 태도까지 바꾼다.
결국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말은 과장이나 미신이 아니라, 우리의 뇌와 마음이 작동하는 실제 원리를 담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말이 씨가 된다.”는 속담이 있다.
자주 하는 말이나 무심코 내뱉은 말이 실제로 현실이 될 수 있으니, 말조심하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우리 일상에서 나오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어떻게 현실이 될까?
가장 가까운 예는 부모와 자녀의 대화에서 찾을 수 있다.
부모가 “넌 뭐든지 할 수 있어”라고 말해주면, 아이는 그 말을 믿고 도전할 용기를 얻는다. 반대로 “너는 왜 이것밖에 못 해”라는 부정적인 말을 자주 들은 아이는 자신감을 잃고 가능성이 제한된다.
어린 시절 아이의 자아는 부모나 교사의 말에 의해 형성된다. 결국, 부모의 언어는 아이의 미래를 설계하는 도면이 된다.
세계적인 축구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역시 언어의 힘을 삶에 적용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가난한 가정환경과 작고 왜소한 체격에도 불구하고, 항상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가 될 거라고 말했다. 주변 사람들은 그런 그를 비웃었지만, 그는 자신의 말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훈련했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도 놓지 않았다.
결국 그는 발롱도르를 다섯 번이나 수상하며, 자신이 입버릇처럼 했던 말은 꿈이 아닌 현실로 만들었다.
복싱의 전설 무하마드 알리도 아버지가 흑인이라는 이유로 차별당하는 모습을 보며 복싱을 시작한 그는 복싱 역사상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 되었는데 그가 남긴 유명한 말이 있다.
“나는 가장 위대한 사람이다. 나는 내가 위대함을 알기 전부터 이 말을 했다.”
이기주 작가님의 <말의 품격>에는 아래와 같은 문장이 나온다.
“말은 마음을 담아낸다. 말은 마음의 소리이다.
그 때문에 무심코 던진 한마디에 사람의 품성이 드러난다. 품성이 말하고 품성이 듣는 것이다.
격과 수준을 의미하는 한자 ‘품(品)’은 입 ‘구(口)’가 세 개 모여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말이 쌓이고 쌓여 한 사람의 품격이 된다는 뜻이다.
말을 죽일지 살릴지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말은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오지만 천 사람의 귀로 들어가고, 끝내 만 사람의 입으로 옮겨지기 때문이다.”
말은 단순한 소리가 아니다.
말은 그 사람의 품격이자, 삶의 결과다.
말의 힘은 오래전부터 종교에서도 강조되어 왔다. 불교에서는 말의 힘을 ‘만트라(Mantra)’ 혹은 ‘진언(眞言)’이라고 부르며, 진언은 반복적으로 염송함으로써 마음을 정화하고, 현실의 장애를 극복하며, 깨달음에 이르는 힘이 있다고 믿어진다.
<법구경>에는 다음의 구절이 나온다.
“모든 일은 마음이 근본이다. 마음에서 나와, 마음으로 이루어진다. 나쁜 마음에서 비롯된 말과 행동은 괴로움을, 선한 마음에서 비롯된 말과 행동은 기쁨과 평화를 가져온다.”
말은 마음의 상태를 드러내고, 그 말이 삶의 결과를 결정짓는 힘이 된다. 불교에서는 마음이 드러나는 가장 직접적인 통로가 ‘말’이라 보며 ‘바른말’을 실천하는 것이 수행의 핵심이라 강조한다.
기독교에서는 “말씀(Logos)”의 힘이 매우 중요하게 다뤄진다.
“말씀(Logos)”은 단순한 언어를 넘어 신성한 창조의 힘, 곧 하나님의 의지와 진리를 의미한다.
<성경> 잠언에는 “*죽고 사는 것이 혀의 권세에 달렸나니 혀를 쓰기 좋아하는 자는 그 열매를 먹으리라.(잠언 18:21)”*라는 구절이 있다.
이 가르침은 자신이 내뱉는 말이 생명을 살릴 수도, 해칠 수도 있으며, 그 결과 역시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누가복음에서도 “선한 사람은 마음에 쌓은 선에서 선을 내고, 악한 자는 그 쌓은 악에서 악을 내나니 이는 마음에 가득한 것을 입으로 말함이니라(누가복음 6:45)”라고 하여, 말이 마음의 상태를 드러내고, 그 말이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 힘이라는 걸 알려준다.
말은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마음과 삶의 결과를 창조하는 힘이다. 선한 마음에서 우러난 말은 선한 결과로, 악한 마음에서 나온 말은 불행한 결과로 이어진다.
말이 곧 업(業)이 되며, 그 업이 곧 삶의 결과를 결정한다.
말에는 현실을 창조하는 힘이 있다. 불평과 절망의 언어는 미래를 흐리게 만들고, 내가 바라는 모습이나 되고 싶은 존재의 언어를 반복하면 그 말이 점차 현실로 다가온다. 따라서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을 의식적으로 좋은 방향으로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확언(affirmation)이다.
확언은 자신에게 반복적으로 들려주는 긍정적인 믿음의 말이다. 이를 통해 뇌는 그 말을 현실로 받아들이고 무의식은 그 말에 걸맞은 행동과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확언은 목표에 집중하고 자신감을 높이며, 내면의 목소리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효과가 있다.
단, 확언을 실천할 때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현재형 또는 과거형으로 말하기
확언은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현재 또는 과거시제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래형으로 “○○ 할 것이다”라고 말을 하게 되면 그 말은 아직 실현되지 않은 상태를 전제로 하기에 잠재의식에서 확언에 대한 믿음의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예를 들어, “나는 언젠가 성공할 것이다.” 대신 “나는 지금 성공하고 있다” 또는 “나는 성공한 사람이다”처럼 현재형 또는 과거형으로 말하자. 그러면 뇌는 그 말을 이미 현실로 받아들여, 실제 행동과 현실을 그 방향으로 맞추려 한다. 단, 과장되게 너무 비현실적으로 말하기보다는 자신이 충분히 믿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부정적 단어를 사용하지 않기
“○○하지 않을 거야”와 같이 부정어가 들어간 표현보다는 긍정의 단어로 바꾸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나는 더 이상 미루지 않겠다”보다는 “나는 매사에 생산적이고 효율적이다”라고 선언한다. 부정어가 들어가면 오히려 부정적인 이미지에 집중하게 되기 때문에 하고 싶은 것, 이루어진 모습을 직접 긍정 표현으로 말하는 것이 좋다.
셋째. 간결하고 쉽게 만들기
확언은 짧고 명료할수록 좋다. 길고 복잡한 문장은 기억하기 어려워 실천이 지속되기 힘들게 되기에 한 문장 안에 하나의 핵심 메시지만 담아서 명료하게 만든다. 쉽게 만들어야 수시로 반복하기 편하며 반복될수록 말의 힘이 세지게 된다.
넷째. 반복하고 일상화하기
무엇보다도 반복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날 때 한두 번 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아침에 눈 뜨면서, 거울을 보면서, 운전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잠들기 전 등 틈날 때마다 반복하다 보면 말과 마음이 일치되어 무의식 깊이 스며들게 된다. 꾸준한 반복을 통한 확언은 단순한 말이 아닌 신념으로 자리 잡게 되고, 그 신념이 현실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된다.
확언은 꾸준히 반복할수록 무의식 깊이 각인되어 신념이 되고, 그 신념이 현실을 변화시키는 힘이 된다. 예를 들어, 취업을 준비 중인 사람은 “나는 내가 원하는 직장에 합격했다.”라는 확언을 할 수 있다. 새로운 도전을 앞둔 사람은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충분히 준비되고 능력이 있다.”라고 자신에게 응원할 수 있다.
확언은 단순한 말이 아니라, 삶을 바꾸는 시작이다.
바쁜 일상에서도 삶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간단한 습관이 있다.
바로 아침과 저녁 5분의 확언 루틴이다.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스스로에게 긍정 확언을 건네면, 하루의 마음가짐이 한결 밝고 가벼워진다. 눈을 뜨자마자 자신에게 이렇게 말해보자.
“오늘도 나는 멋진 하루를 만들어갈 거야. 나는 행복을 선택한다.”
이 한마디가 무의식 상태에 있던 뇌를 긍정의 하루로 시작할 수 있게 해준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저녁에도 자신을 다독이는 말을 건네보자. 잠들기 전 5분, 오늘 있었던 일 중 감사한 것과 내일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확언해 보는 것이다.
“나는 오늘 충분히 잘했고, 내일은 더 좋은 일이 일어날 거야.”
뇌는 잠자는 동안에도 말을 기억하고 학습한다. 잠들기 전의 말은 무의식에 깊이 새겨져, 다음 날의 감정과 태도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저녁의 확언은 우리 마음을 위로하고, 새로운 긍정의 힘으로 채워준다.
하루 5분의 확언 습관은 많은 시간이나 노력도 필요하지 않다. 처음에는 5분이 길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익숙해지면 오히려 5분이 부족하게 느껴질 만큼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질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진심을 담아, 매일 같은 시간에 꾸준히 자신에게 확언을 건네는 것이다. 이 작은 습관이 쌓이면, 말투와 생각이 바뀌게 되고 삶에도 큰 변화가 찾아온다.
처음에는 ‘정말 효과가 있을까?’라는 의심이 들 수도 있지만 노래를 부르듯 가벼운 마음으로 자신에게 좋은 말을 건네보자. 이 습관은 돈도 들지 않고, 누구에게 피해도 주지 않으며,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도 않다.
현재의 삶은 자신의 바람이 만들어낸 현실이다. 평소에 습관처럼 내뱉는 말과 마음속 바람이 자신의 삶에 씨앗이 되고 결과로 나타나게 된다.
삶은 결국 자신에 평소에 해온 말들의 누적이다. 스스로 어떤 말을 자주 했는지 돌아보자.
혹시 자신을 깎아내리거나 남을 원망하는 말, 책임을 전가하는 말을 무의식적으로 반복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돌이켜보자. 만약 그래왔다면 이제는 그 자리를 따뜻하고 용기 있는 말들로 채워나가자.
말은 마음의 거울이자, 내 삶의 거울이다. 내가 내뱉는 말 속에 나의 바람과 신념이 담기고, 그 말의 파동이 삶의 방향을 바꾼다. 스스로에게 던진 확언이 쌓이면, 어느 순간 삶은 그 말에 걸맞게 변해 있을 것이다.
말이 씨가 된다.
그리고 말한 대로, 삶은 자신 앞에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