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탁한다 Falcon!"

<블러디 먼데이> 바이러스에 우리가 대처하는 방법

by Steven Lim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확산되면서 재택근무를 시작한 지 몇 주가 흘렀을 때일까요? 거리를 다니는 사람들이 잘 보이지 않고, 그나마 눈에 띄는 몇몇은 모두 마스크를 끼고 있었지요. 지금까지 그 풍경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전염병 감염으로 인한 불안과 공포는 참으로 떨치기 힘든 것 같습니다.


코로나19 초기부터 자주 나왔던 이야기가 발생지에 대한 것입니다. 박쥐 등 동물 때문이란 게 일반적인 견해지만, 세균 등 생화학 연구기관에서 시작된 게 아니냐는 말과 보도도 이어졌었지요. 이와 관련된 영화들이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 소설 등에서도 유사한 이야기들을 다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만화라고 없겠습니까? 영화 <감기> 속 방독면을 쓴 수많은 사람들을 보다가 문득 ‘세균’, ‘바이러스 감염’을 소재로 한 <블러디 먼데이>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블러디 먼데이>는 제가 홍보팀에 온 이후 접한 작품입니다. 한 10년 정도 됐네요. 제가 추억으로 떠올리는 다수의 만화들이 고교, 대학 시절에 봤던 것임을 돌이켜 보면 이건 상당히 최근 작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당시 집 근처 도서대여점의 신작 코너에 있던 만화책 제목이 눈에 띄어 몇 권을 빌렸는데, 순식간에 읽었지요. 그게 1부였고요, 몇 년 전 중고도서 매장에서 2개 시리즈가 더 있는 걸 발견하고는 그 자리에서 구매했습니다. 처음에 봤던 기억이 나쁘지 않았었나 봅니다!^^

이 만화책은 천재 해커인 후지마루가 일본 특수기관 ‘Third-i’와 힘을 합쳐 무차별 살생계획을 지닌 테러조직(사이비 종교집단, 세계적 테러단체 등)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입니다. 러시아로부터 들여온 치명적 바이러스 블러디-X가 일본에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컴퓨터로, 또 몸으로 고군분투하는 후지마루. 그가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약 4년간 겪은 세 번의 큰 전투가 <블러디 먼데이>, <블러디 먼데이_판도라의 상자>, <블러디 먼데이_라스트 시즌> 세 개 시리즈에 펼쳐집니다.


스토리가 탄탄하게 잘 짜였다는 게 이 작품의 매력입니다. 누가 내 편이고 누가 적인지를 섣불리 짐작할 수 없는 음모와 배신이 교차하는 반전의 연속, 그 속에서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습니다. 특히 주인공 일행의 계획이 적진에 읽혔을 때의 어쩔지 모를 불안감에 휩싸이다가도, 위기 순간마다 위저드급 해커 ‘펠콘’으로서 발휘해 상대를 무력하게 만드는 후지마루의 활약에 경탄을 금치 못하게 됩니다. 회피하거나 위협에 굴복하지 않고 그 어려운 일을 자꾸 해냅니다!


게다가 고교생이었던 후지마루와 오토야(후지마루의 절친이자 백업) 등이 시즌을 거치며 훈남으로 성장하기까지 하니, 나름 흐뭇하게 만화책 보는 맛을 더하지 않을까 생각듭니다. 이 만화를 통해 갖은 역경(친구가 죽고, 아버지도 잃고, 설마했던 그분마저 적이란 현실을 경험하는 등)을 이겨내고 결국 테러리스트들로부터 나라를 지켜낸 주인공의 여정에 동참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두 번째 시즌과 비교하면 마지막 시즌의 구성(아마 처음부터 결과를 그리 그려놓긴 했을 겁니다)은 다소 허술하고 아쉽습니다. 극우적 모습의 폐해를 드러내고 대처하면서도, 결국 ‘국민 안위를 중시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위대한 국가 일본’을 강조하는 것 같네요. 일본 만화란 점은 감안하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블러디 먼데이>에서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부분은 컴퓨터, 네트워크 기술에 대해 상당히 깊이 있게 다뤘다는 것입니다. 그냥 해커 만화가 아니라, 제대로 그린 IT 만화라는 뜻입니다. 물론,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네트워크사업부문에서 근무한 제게는 익숙한 용어와 내용이었지만(많은 분들이 인지하지 못하지만 제가 나름 공대 출신입니다. 좀 안다고 자랑질하는 것 맞습니다!^^), 2010년 전후에 그려진 작품이란 걸 고려하면 이쪽 세계에 상당히 관심을 기울인 작품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처음 이 만화책을 접했을 때 ‘오호, 이 바닥을 조금 아는데~’ 감탄했던 기억이 나네요. 혹시라도 모를 독자들을 위해 틈틈이 만화 속 용어 설명을 하는 친절도 베풀었습니다.


이 만화 속에 나타나는 것처럼 블러디-X와 가스, 핵 등 우리에게 위협을 주는 것은 많습니다. 지금 기승을 부리고 있는 코로나 19도 그중 하나겠지요. 하지만 만화에서와 같이 바이러스를 막는 백신이 만들어지고, 많은 이들이 함께 적극 대처하는 노력으로 위협요인이 제거될 게 분명합니다. 이번 국가적인 위기상황이 조속히 지나가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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