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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ven Lim Mar 10. 2020

만화머리에

< 만화로 보는 아시아, 망가시아> 아사아 만화 입문의 정석

<읽는 남자의 북 리포트>에서는 책 소개를 곁들인 간략한 독서 후기를 남기려 합니다. 새로 읽는 책을 대상으로 할 예정이어서, 딴짓하고 있으면 오랫동안 글이 올라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자동차는 모르셔도 됩니다. 고객님은 운전만 하시면 됩니다.”

2000년 무렵, 제가 근무하는 회사의 차량 관리 브랜드에서 강조하던 광고 문구입니다. 운전자는 기분 좋게 차를 모는 게 중요하지 굳이 자동차의 구조나 엔진 구동 원리, 부품 등에 대해 신경 쓸 필요 없다는 것이죠. 그동안 저는 보도자료나 여러 글을 쓸 때도 이같이 생각하고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난주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만화’로 브런치 글을 쓴다고  페이스북에 올린 바 있습니다. 독서 모임을 함께 하는 교수님께서 그걸 보시고 책 한 권을 보내주셨습니다.

폴 그래빗이 지은 <만화로 보는 아시아, 망가시아>.

출판사를 보니 교수님이 운영하는 곳이군요. A4용지 정도의 크기, 두툼한 두께에서부터 전문적인 냄새가 풀풀 풍깁니다.    

<망가시아> 표지. '아시아 만화 입문 결정판'이란 표현이 인상적입니다.

일단 펼치면 마지막 장에 이르기까지 멈출 수 없는 매력적인 책입니다.

표지에 적힌 ‘아시아 만화 입문 결정판’이란 표현이 딱 맞습니다. 아시아 만화의 역사와 종류, 만화가 이야기는 물론 만화 검열, 만화의 진화 형태에 대해 두루 살피면서 이해하기 쉽게 서술했습니다.

올 초 채사장이 쓴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제로>를 읽고 ‘세상의 여러 사상을 살펴보기 전에 보면 좋겠다’고 여겼는데, 만화 작품들을 접하는 에게 <망가시아>가 그런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 듭니다.

-검열을 다룬 부분의 자료에 다소 선정적인 컷도 있어서... 제 나름의 연령 기준은 15세로 하겠습니다!^^-     

<망가시아>의 간결한 목차. 수많은 이미지 자료가 돋보이는 서적이지만, 내용 또한 아시아 만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기에 충분합니다.

일본의 만화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중국과 우리나라(북한 작품도 나옵니다)는 물론 필리핀, 인도,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의 여러 나라의 사례가 등장합니다. 수천 편 가량의 만화 자료를 찾아 담아낸 작가와 출판사의 열정을 느끼게 됩니다(정말 대단합니다!!).

만화에 대한 배경 지식이 상당히 더해진 것은 당연하고요.  

일본 만화사(p.18~19). 어디선가 본 작품들이 많지 않으신가요?

재작년 영화 <마약왕> 관람 후 ‘마약 문제가 다른 나라 얘기만은 아니었구나’ 제대로 느꼈었는데요.

혹시 1960년대 중반부터 정부에서 밀수, 마약, 도박, 깡패, 탈세 그리고 만화를 6대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탄압했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이렇게 상식이 부족해서야... 반성합니다ㅠ.ㅠ) 

어릴적 부모님께서 왜 만화책을 게 하셨는지, 그런 의식이 어째서 사회에 아직도 남아있는지<망가시아>를 접하고서야 체감했습니다.

제가 모은 몇몇 만화의 대부분이 왜 일본만화인지에 대해서도 이해가 됐고요~

왠지 만화를 통해 정신분석학과 심리학 영역에 한 걸음 다가선 기분입니다!^^     


굳이 박찬욱 감독“내 서가를 선점한 두 편의 만화 <올드보이>와 <설국열차> 사이 어딘가에 놓이게 될 것"이란 서문이 없어도 책장의 중요 칸을 차지하기에 부족함 없는 서적입니다.

풍부한 수록자료를 자랑하는 풀컬러 편집 서적임에도 저렴한 편(3만 원)이어서 구매에 큰 부담은 없을 것 같고요.  

    

사실 자동차를 몰라도 운전은 할 수 있지만, 자동차를 잘 알면 운전의 기쁨이 더해집니다. 만화도 마찬가지입니다.

“만화 개론서, 내가 고른 만화책을 더욱 행복하게 볼 수 있게 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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