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로 흔적 남기는 일은 사라지고 말 것을 나름의 의미 있는 재산으로 만드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 가상의 공간은 그런 글들을 채우고 싶습니다.
처음 떠오른 제목은 <일상다반사>였습니다. 생각을 쓰는 거니까 마지막 한자를 ‘事’가 아닌 ‘思’로 바꿔 <日常茶飯思>로 잡으려 했지요. 하지만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이 비슷비슷한가 봅니다. 일상다반사란 브런치북, 매거진이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제목이야 아무려면 어떠냐’ 싶지만, 아무런 제목에는 왠지 정감이 가지 않을 듯했습니다. 제 머리로는 한계가 와서 작명 능력이저보다 두어 수 위인 아내를 들들 볶기도 했지요. 그렇게 태어난 게 <오늘의 안녕>이란 제목입니다.
정하고 보니 참 마음에 듭니다. 시기가 시기인지라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안녕하십니까”나 “기체후 일향만강하십니까”, “샬롬”, "오겡끼데스까" 등을 별 의미 없고 다소 과장된 인사말로 여겨왔습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없었다면 ‘안녕’이란 단어에 상대를 향한 애정과 염려, 평안을 비는 진심이 담겨있다는 걸 체감할 수 있었을까요? 이 느낌만으로도 하루의 시작과 끝이 감사로 채워집니다.
오랜 재택근무를 마치고 조심스레 출근한 첫날. 마치 교도소 면회실 같은 사내식당을 만납니다. 가로막힌 칸막이로 인해 마음마저 막히진 않을까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얼굴 마주 보며 함께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