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예매를 해놓고, 아이를 어린이집에 등원시킬 준비를 하다가
기분이 상했다.
아이를 보내고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험한 말을 쏟아냈다.
돌아온 반응도 똑같은 험한 말이었다.
별것 아닌 일로 싸웠다가,
별일 아닌 듯 화해하고 함께 점심을 먹었다.
하지만 마음에 남은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았다.
좋은 곳에 가서 밥을 먹고, 당충전을 해도
마음은 계속 멍했다.
31일 밤, 남편에게 말했다.
나에게 좋은 말을 좀 해달라고.
말로 받은 상처를 말로 치유하고 싶다고.
물질적인 위로에는 한계가 있으니까.
남편은 나와 결혼해서 좋은 점을 이야기해 주었다.
나와 결혼해서 자신이 좋은 에너지를 받을 때
‘결혼을 잘했다’고 느낀다고 했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가능성 있는 사람인지,
앞으로 작가가 되고, 강연가가 되고,
좋은 상담가가 될 거라고 말했다.
그 말들이
그저 위로용 문장이 아니라
정말로 나를 그렇게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 인생을 이렇게 응원하고
이렇게 기대해 주는 사람이 있었던가.
없었다.
냉혹한 현실 앞에서
내 꿈은 늘 후퇴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꽃도 피워보지 못한 채
저버린 꿈들이 많았다.
나조차도 나를 한계 짓고 있었는데,
남편은 진심으로
나의 꿈을 인정하고
가능하다고 믿고 있었다.
그 믿음이
나를 다시 숨 쉬게 했다.
멍했던 마음에 설렘이 스며들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던 마음이
조금씩 움직이고 싶어졌다.
남편이 현실감각이 없어서
저런 말을 하는 건 아닐까
잠깐 생각해 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놈의 현실감각으로
나를 한계 짓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게
1월 1일이 왔다.
이번 연도에는
남편과 덜 싸우고,
나의 꿈도 조금 더 크게 펼쳐보고 싶다.
작심삼일이어도 괜찮다.
오늘은 1월 1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