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2026년이 왔다

by Dream

영화 예매를 해놓고, 아이를 어린이집에 등원시킬 준비를 하다가
기분이 상했다.
아이를 보내고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험한 말을 쏟아냈다.
돌아온 반응도 똑같은 험한 말이었다.
별것 아닌 일로 싸웠다가,
별일 아닌 듯 화해하고 함께 점심을 먹었다.
하지만 마음에 남은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았다.
좋은 곳에 가서 밥을 먹고, 당충전을 해도
마음은 계속 멍했다.


31일 밤, 남편에게 말했다.
나에게 좋은 말을 좀 해달라고.
말로 받은 상처를 말로 치유하고 싶다고.
물질적인 위로에는 한계가 있으니까.


남편은 나와 결혼해서 좋은 점을 이야기해 주었다.
나와 결혼해서 자신이 좋은 에너지를 받을 때
‘결혼을 잘했다’고 느낀다고 했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가능성 있는 사람인지,
앞으로 작가가 되고, 강연가가 되고,
좋은 상담가가 될 거라고 말했다.


그 말들이
그저 위로용 문장이 아니라
정말로 나를 그렇게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 인생을 이렇게 응원하고
이렇게 기대해 주는 사람이 있었던가.
없었다.


냉혹한 현실 앞에서
내 꿈은 늘 후퇴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꽃도 피워보지 못한 채
저버린 꿈들이 많았다.


나조차도 나를 한계 짓고 있었는데,
남편은 진심으로
나의 꿈을 인정하고
가능하다고 믿고 있었다.
그 믿음이
나를 다시 숨 쉬게 했다.


멍했던 마음에 설렘이 스며들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던 마음이
조금씩 움직이고 싶어졌다.


남편이 현실감각이 없어서
저런 말을 하는 건 아닐까
잠깐 생각해 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놈의 현실감각으로
나를 한계 짓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게
1월 1일이 왔다.
이번 연도에는
남편과 덜 싸우고,
나의 꿈도 조금 더 크게 펼쳐보고 싶다.


작심삼일이어도 괜찮다.
오늘은 1월 1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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