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에 들어갈까봐

by Dream

운동을 끝내고 시간이 딱 한 시간 남았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데리러 가기 전까지,
그 사이에 밥을 먹고 글을 조금이라도 쓰고 싶었다.

스타벅스 앞에서 잠시 서성이다가
결국 바로 옆 김밥집으로 들어갔다.
빠르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치즈김밥 한 줄을 주문했다.

사장님은 전화를 받고 있었다.
손님 컴플레인 때문인지, 배달업체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통화는 점점 거칠어졌고 언성은 높아졌다.
김밥집 안에는 나 혼자였다.

전화 속 분노가 가게 안으로 그대로 흘러들어왔다.
그 소리를 들으며
괜히 내 김밥이 저 말투 속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건 아닐까,
김밥 안에 화가 섞여 들어갈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결국 사장님께 물었다.
“김밥 만들어지고 있나요?”
그리고 조금 망설이다가 말했다.
“사장님이 기분 나쁘게 통화하시니까, 저도 기분이 나쁘네요.”

사장님은 잠시 나를 보더니
“그럼 어떻게 할까요?”라고 물었다.
나는 짧게 답했다.
“저 그냥 안 먹을게요.”

가게를 나와 다시 카페에 앉았지만
그때의 불쾌한 공기는 아직도 몸에 남아 있다.
그래도 오늘은,
화가 들어간 김밥을 먹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이전글이따 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