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業)&업(up)'
글 쓴다. 브런치뿐 아니라 돈 받고 글을 쓴다. 그러니까 직업적 글쓰기의 영역으로 재진입했다는 이야기. 얼떨떨. 같은 말을 세 번이나 반복한 이유다.
멀리 왔다. 돌아왔고 시간이 필요했다. 아마 그렇게들 생각할 거다. 내게는 지난 과정이 모두 글을 쓰기 위한 표지석이 됐다. 따라서 걸어야 할 길을 걷지 않았나, 마치 순례길처럼.
걸었다. 스페인까지 건너가 굳이 걸었다. 고민이라 부르고 미련이라 부르던 철 지난 생각들과 함께. 무엇을 얻기보단 털기 위해 걸었다. 776km 길 위에 상념들을 하나 둘 떨궜다. 비웠다.
최선일까. 선택에 따라붙는 의문에 당장 답할 필요는 없다. 책임을 수반하는 결정은 어떤 식으로든 결과를 낳는다. 나는 지금 의연하고, 또 결연하다. 책임 있는 표정을 짓고 있달까.
이곳에 닿기까지 얼마나 많은 생각을 쌓아 올렸던가. '똥 싸는 펜' 부여잡고 울던 나를 수긍하기 위해 애써봤지만 잘 안됐다. 알다시피. 지난 글의 자조가 어느덧 낯 뜨겁다.
내일부턴 다시 기자다. 아니 에디터다. 기자이고 에디터다. 기자치곤 긴 글을, 에디터치곤 심도 있는 글을 다루게 된다. 희망하건대 그런 글의 곁에 있길.
이 말 하려고 오늘 썼다. 머지않아 소개할지 모를 기사가 외롭지 않게 그날의 수줍음을 차용했다. 막상 기사는 부끄럽지 않게 써야 할 텐데, 뭐 이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