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기도가 웅장해질 때
작은 집. 아니 성당. 예정에 없던 방문. 순례길의 수많은 매력 중 하나. 마치 게임처럼 숨겨진 장소들이 있다. 이런 곳의 도장이 또한 예뻐서 걷다 보면 종종 타인의 궤적을 쫓게 된다. 저곳은 왜 갈까.
성당엔 할머님 한 분이 계셨다. 누군가 올 때마다 자리에서 일어나셨다. 이야기(아마 축복)를 해주시고 손톱보다 작은 목걸이를 걸어주셨다. 목걸이가 상징하는 종교적 의미보다, 목걸이가 띠고 있는 금빛 색깔보다 행위에서 오는 심미적 만족이 너무나 거대했다. 저 작은 성당의 입구가 또 하나의 우주로 향하는 입구였음을 들어가기 전까진 미처 몰랐다.
내 눈썹을 모두 앗아간 것처럼 짙은 눈썹을 가진 사람. 상당히 선이 강한 사람이라 촬영을 권했다. 대답은 표정으로 갈음한다. 단 조건이 있었는데, 자신의 폰을 이용해 사진 한 장을 함께 찍을 것. 얼핏 보면 장난꾸러기 같은데 다시 보면 고등학교 수학 선생님 같다. 매력적인 인상의 소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