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티네스 저택을 거쳐
한 자산가가 유명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에게 의뢰해 지은 건물이라고 하죠. 보티네스 저택입니다. 장소를 알고 찾아간 것은 아니고요. 이 도시에 그 건물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레온 대성당을 나와 걷다 보니 도착한 곳이 이곳입니다. 멀지 않은 거리에 있었어요. 우연의 일치인지 의도적인 위치 선정인지 모르겠지만 레온 대성당과 보티네스 저택은 몇 블록밖에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급한 불(?)을 끄고 도시를 걸었어요. 사람들 구경도 하고요. 정해진 일정이 없는 이의 발자취가 그러하듯 여유롭게 다녔습니다. 그러다 한 건물 앞에 이르니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더라고요. 그런 곳은 잘 알려진 장소일 가능성이 높죠. 입구로 다가갔더니 가우디란 이름과 보티네스라는 명칭이 현판에 적혀있었습니다. 아, 이게 그 저택이구나 했죠.
'저택'이라고 하기엔 조금 컸습니다. 집무실이라고 봐야 할까요. 외형도 반쯤 성과 비슷한 모양을 띠고 있어 흥미가 동했습니다만 들어가진 않았습니다. 잠시 고민했지만 '굳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침 해도 기울고 있었고요. 주변을 조금 더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보티네스만이 독특한 건물은 아니더라고요. 여기저기 오랜 세월의 흔적을 뽐내는 건축 양식들이 보였는데요. 그러다 보니 보티네스 저택은 가우디의 유명세를 탄 것인지 그 자체로 독창성이 있는 건물인지 궁금하더라고요. 마치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서 경희궁과 덕수궁, 경복궁을 보며 느끼는 기분과 같겠죠.
결정적으로 무엇이 다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