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그 사람의 눈치를 보는 당신에

설레는 마음, 흔들리지 않는 나

by 림미

사랑스러운 당신에게.


안녕하세요. 아침엔 아직 쌀쌀하지만 낮이 되면 제법 포근해지는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일교차가 크다 보니 겉옷을 챙기게 되는 계절이에요. 이런 날엔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들고 창밖으로 봄이 오는 풍경을 바라보게 되더라고요. 당신이 바라보고 있는 오늘 하루는 어떤 모습인지 궁금해요.


image.png

당신의 편지에는 연애를 시작할 때 느껴지는 풋풋함이 그대로 전해졌어요. 이제 막 사랑을 하면서 설레기 시작한 마음. 간질간질, 몽글몽글 이런 말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더라고요. 오랜만에 느껴보는 연애 감정이었어요. 이런 사랑의 감정을 새삼 느끼게 해 준 당신의 편지가 참 고마웠어요. 물론 편지를 보내신 당신은 저와는 다른, 조금은 무겁기도 한 사랑의 감정도 함께 갖고 계시겠지만요.


남자친구 이야기를 꺼낸 당신은 편지에서 그가 제 멋대로 군다고 하셨어요. 파마해라, 이런 스타일 옷을 입어라, 피부 관리해라 하는 얘기들. 남자친구 기준에 맞춰 자신을 평가한다는 고민들을 써주었어요.


당신의 고민을 제가 잘 이해한 건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했어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줬으면 하는 마음과 애인의 조금 더 나은 모습을 기대하는 마음이 부딪혀서 생기는 갈등이 아닐까?' 하고요.


전 2년 정도의 연애를 마치고 결혼생활을 15년째 이어오고 있는데요. 기억을 더듬어 전 남자 친구(현 남편)와 연애 때 모습을 생각하면 저도 당신의 남자친구와 좀 비슷했던 것 같아요. 술, 담배 좀 그만해라. 친구들이랑 피시방 좀 그만 가라. 책 좀 읽어라. 이런 잔소리를 참 많이도 했었어요. 나를 사랑한다면서 그것도 못 바꾸냐, 하는 말들도 했었고요. 그때의 저는 남자친구를 위해서 하는 사랑의 잔소리라고 생각했지만, 당신의 말처럼 제 기준에 맞춰 그를 평가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상대방의 행동이 맞는지 틀린 지를 고민하기보다, 남자친구가 왜 이런 말을 하는지에 먼저 마음을 기울여보면 어떨까 싶었어요.

KakaoTalk_20260318_092916504.jpg


"마음을 헤아리는 사람들은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상대의 마음이 어떤지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상대가 자신의 마음을 드러낼 수 있도록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준다고 하죠."

- <관계를 읽는 시간> 중에서.


남자친구가 당신한테 "이런 스타일로 입어 볼래?"라고 한다면,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생각해 보거나 직접 물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당신 자신만의 생각을 남자친구에게 정확히 말해주세요. 나는 지금 스타일로 입는 게 이런 점에서 좋다. 이번 달 예산에 가방 살 돈은 없다. 뭐 이렇게요. 그러려면 당신이 스스로에 대해 질문도 하고 답을 내리면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겠죠.


우리가 숨길 수 없는 세 가지가 있다고 하죠. 가난, 재채기 그리고 사랑. 누군가를 살아하는 마음은 숨기려고 해도 들키게 되죠. 그럼 그 반대인 마음은 어떨까요? 사랑이라고 말하지만 그것이 진심으로 당신을 설레게 하는 것인지, 망설이거나 움츠러들게 하는 건 아닌지는 당신 자신이 제일 잘 알고 계실 듯합니다.


사랑은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도 아프게 하기도 하죠. 한 사람으로 인해서 내 마음이 이렇게 바뀐다는 건 참 신기한 일 같아요. 그 신기한 일을 지금 당신은 하고 계시고요.


제 얘기가 당신에게 맞지 않을 수 있어요. 다만 전 지금의 당신이 자기다움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남자친구의 눈치를 보느라 정작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자신이 편안한 모습들을 놓치지 않으셨으면 해요. 편지에서 느껴지는 당신은 정말로 귀엽고 사랑스러우었어요. 당신이 하시는 사랑이 반짝반짝 빛나기를 응원하겠습니다.

keyword
이전 10화예쁘고 사랑스러운 둥이들의 아빠 당신에게